29일부터 4월 19일까지…선조들의 욕망·애환 카메라에 담아

윤길중 Human Desire(인간의 욕망) 포스터.
사진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공간인 대구 아트스페이스 루모스에서 아홉 번째 기획전으로 윤길중 작가 작품집 출간 기념전 ‘Human Desire’(인간의 욕망) 을 오는 29일부터 4월 19일까지 갖는다.

이번 윤길중 작가의 Human Desire 전시는 루모스와 일본의 AKAAKA가 공동으로 작품집을 출판, 이를 기념한 출간기념 전시이다. 오랜 시간 전국을 돌며 선조들의 욕망과 애환을 카메라에 담았고 그 결실로 탄생한 작품과 작품집을 함께 선보인다.

‘우리 선조들은 조각을 통해 무엇을 담아내고자 했을까. 돌을 조각해 그 곳에 생명을 불어넣고 왜 그들을 기원의 대상으로 삼았던 걸까’ 윤길중 작가의 물음은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이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해 작가는 5년 동안 800여 곳을 찾아 다녔다. 조각상들의 표정과 형태, 세워진 장소를 통해 선조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조명해 보기 위해 전국 방방곳곳을 돌아다녔다.

1700장 가까이 촬영하며 작가가 얻은 답은 Human Desire였다. 녹록하지 않은 삶 속에서 위안을 얻고 미래의 희망을 기원하고자 하는 마음, 죽어서도 석인상에 자신의 영혼을 오래도록 남기고 싶은 욕망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윤길중 작가는 우리 선조들의 욕망이 담긴 석인, 석장승을 단순히 사료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매체로 전통한지 위에 담아냈다. 모노톤 위의 한지에 자연스레 서있는 듯한 석인, 석장승의 모습은 우리 선조들과 함께 오랜 세월 꿋꿋하게 버텨온 굳센 의지와 더불어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동시에 선사한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집 ‘Human Desire’는 우리 선조들의 염원이 담긴 석인상 40장과 석장승 30장 등 총 70장의 작품이 담겨있다. ArtSpace LUMOS 석재현 대표와 일본 아트북 출판사인 AKAAKA사의 Kimi Himeno 대표가 공동으로 기획했고, 작가가 1년 동안 서울과 대구, 교토를 오가며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작품집이다.

‘Human Desire’는 ArtSpace LUMOS와 일본의 AKAAKA의 공동출간으로, 37×25cm 양장본, 104페이지로 구성돼 있으며 인쇄와 제본 등 제작은 모두 일본에서 진행됐다. 총 1200부 발행돼 2019 Paris Photo의 포토북 페어인 ‘Poly Copies’에서 처음 소개됐다.

윤길중은 1961년 전남 구례에서 태어났으며, 세상의 중심에서 벗어나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는 사물과 사람에 대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장애인들과 오랜 기간 소통하며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5년 동안 작업한 ‘아름답지 않다 아름답다’에서 장애인들의 일상을 그만의 따뜻한 시선으로 기록했으며, 시화호를 만들면서 육지가 돼버린 형도, 그곳 갯벌을 복토한 땅에 뿌리 내린 나무들의 상처 많은 삶을 조망한 ‘picturesque 詩畵’, 북아현동의 재개발지역을 촬영한 ‘기억흔적’, 700여 곳의 조선시대 무덤을 찾아 다니며 작업한 석인들과 100 여 곳의 마을 입구에 남아있는 석장승들을 엮은 ‘Human Desire’등 그는 변두리에 방치돼 사람들의 시선에서 멀어진 오브제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세상과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