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격리 자취생 방역사각 우려 기숙사 일괄 수용 등 대책 고심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마치고 중국 입국 유학생 관리·지원 방안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대학 개강을 앞두고 기숙사가 아닌 자취방에 거주하는 중국인 유학생 관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는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국내 22번 확진자 등 무증상 코로나19 환자도 있어 입국 당시 아무런 증상이 없다고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입국 후 14일 기간 동안 외부출입 없이 도시락 등의 식사를 받고, 발열 체크 등 건강상태를 지속해서 점검하는 기숙사 입사 중국 유학생과 달리 개별 자취생의 경우 방역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17일 교육부 관계자도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자가격리 대상은 코로나19 감염증 증상이 있거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하는 등 한정적”이라며 “대학 기숙사에 살지 않고 자취방에 거주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2주간의 자율격리 방침을 지키지 않고 외출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 유학생은 입국 시 아무런 증상 없는 무증상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외출을 강제로 막을 근거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산지역 대학가 일부 주민들은 “중국인 유학생들이 자율격리 기간에 ‘자가진단 앱’을 설치해 하루에 한 번씩 건강상태를 입력한다고 하지만 자유롭게 대학가를 돌아다니다 갑자기 확진 판정을 받으면 어떡하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경북지역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은 24개 대학 총 2087명이다.

이중 국내 체류 653명, 휴학·입학 포기 등의 사유로 아직 입국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133명을 제외하면 1301명이 입국 예정이다. 중국 유학생이 708명으로 가장 많은 영남대는 입국 예정 421명 전원을 이달 말까지 입국시킨 후 교내 향토관 3개 동 등에 보호 조치할 계획이다.

대구대는 입국 예정인 97명을 비호 생활관에 14일간 별도 생활하도록 할 예정이다.

179명의 중국 유학생이 있는 김천대학교도 입국 예정인 97명 중 93명을 교내 기숙사에 별도로 격리한다.

나머지 4명은 자취생으로 모두 서울에 자취방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남대, 경일대, 안동대는 전세버스를 이용해 입국하는 중국 유학생을 한꺼번에 공항에서 기숙사로 이동시킬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경북도는 중국 유학생 관리에 필요한 마스크, 손 세정제, 손 소독제, 열화상감지 카메라 등 방역물품과 기숙사 숙식비, 버스임차비 등 중국 유학생 별도관리를 위해 사용되는 추가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보호 기간이 끝난 유학생도 지속해서 관찰하는 등 단계별 특별관리를 통해 코로나19 확산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대학 지원대책으로 대학에 4주 이내 개강연기와 중국에서 입국한 내외국인 학생·교직원 입국 후 2주간 자율격리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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