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포항병원 신경과 이수윤 진료과장
이수윤 에스포항병원 신경과 진료과장

자기도 모르게 떨리고 있는 손을 보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때로는 겉으로 드러날 정도로 많이 떨렸다가 가끔 괜찮은 경우도 있다.

증상이 갑자기 ‘확’하고 심하게 생겼으면 진작 병원에 가봤겠지만, 크게 불편하지 않은 데다 막상 병원에 가려니 겁도 난다.

괜히 병원에 갔다가 이런저런 검사 비용도 많이 들 것 같아서 병원 방문은 차일피일 미루게 되지만 ‘혹시 중풍 전조증상은 아닐까. 이러다가 머리 혈관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닐까’라고 내심 걱정된다.

손 떨림을 처음 겪는 많은 환자는 중풍 전조증상이 아닌가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풍인 경우 근력저하·감각 이상·발음 장애·어지럼증·갑자기 생긴 심한 두통 등이 흔한 증상이며 이런 증상 없이 손 떨림만 있다면 중풍의 가능성은 떨어진다.

손 떨림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한다. 하지만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컨디션 저하로 발생하는 생리적 떨림·갑상선 항진증 등 내과적인 원인에 의한 떨림,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체질적인 본태성 떨림, 파킨슨병으로 인한 떨림, 그 외 약물 때문에 발생하는 약물 유도성 떨림, 알코올이나 약물의 갑작스러운 중단으로 인해 발생하는 금단 증상으로 인한 떨림 등이 있다.

원인이 분명하고 일시적이라면 굳이 병원을 찾지 않아도 되겠지만 특별한 원인 없이 지속적인 손 떨림이 있다면 특정 질환으로 인한 증상이 아닌지 의심해볼 수 있다.

지속적인 손 떨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으로는 본태성 떨림증이 있다. 본태성이란 특별한 원인이 없다는 뜻으로 전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수전증 환자의 가장 흔한 경우다.

병이 생기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절반 정도가 가족 혹은 가까운 친척 중에 같은 증상을 가진 환자가 있어 유전적인 영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손 떨림이 가장 흔하지만, 고개나 목소리를 떠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본태성 떨림증 환자는 평생 떨림증 외에 다른 증상은 겪지 않기 때문에 아주 심각한 병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완치할 수는 없지만 약물 치료가 비교적 효과적인 병이며 진단에 반드시 CT 나 MRI 등의 검사가 필요하지는 않다. 대신 갑상선 항진증 등의 내과 질환을 구분하기 위해서 피검사는 필요하다. 증상을 보고 본태성 진전 환자로 판단되는 경우, 간단한 혈액 검사 후 바로 약물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손 떨림을 일으키는 심각한 병 중에는 대표적으로 파킨슨병이 있다. 파킨슨병은 처음에는 손 떨림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후 차차 행동이 느려지고 온몸이 굳으면서 결국에는 걸을 수 없게 되는 병이다.

파킨슨병 또한 완치는 불가능하다. 다만 약물 치료에 효과가 좋은 병으로, 초기부터 잘 관리한다면 오랫동안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어서 초기 진단이 중요도가 높다.

하지만 문제는 파킨슨병이나 본태성 떨림증 모두 초기에 손 떨림증을 주된 증상으로 하는 병이라 구분이 쉽지 않다는 것.

이 두 질환은 일반인은 물론이고 의사라도 손 떨림 증상에 익숙지 않다면 구분이 어렵다. 증상을 보고 파킨슨병 환자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처음 진단 시에 뇌 MRI 등의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대신 파킨슨병 환자로 진단되는 경우에는 산정특례제도를 통해 의료비 지원 혜택을 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손 떨림은 원인과 증상에 따라 질환이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손 떨림을 전문으로 하는 신경계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특수한 검사 없이 증상만으로 진단하고 치료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병원 진료를 받는 것에 큰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괜찮다.

환자 입장에서는 본인의 증상을 의사에게 다 보여준다는 마음으로 병원에 오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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