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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 지역개발의 그늘, 주변 주민들을 위한 정책 시급
[수요단상] 지역개발의 그늘, 주변 주민들을 위한 정책 시급
  • 한태천 경운대학교 벽강중앙도서관장 교수
  • 승인 2020년 02월 18일 16시 37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2월 19일 수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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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천 경운대학교 벽강중앙도서관장 교수
한태천 경운대학교 벽강중앙도서관장 교수

신도시 또는 지역개발 사업은 그 지역 전체의 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 개발지역의 인구는 증가하지만 주변 지역의 인구는 오히려 감소한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지역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개발 반대론자의 말도 아니고 개발 비관론자의 푸념도 아니다. 바로 내 이웃의 말이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이전과 건설에 소요되는 총경비를 20조 정도로 예상하기도 한다. 엄청난 투자다. 통합신공항은 유럽 등의 장거리 노선이 취항되고 연간 약 1천만 명이 이용할 우리나라 중동부 관문공항이 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또한 통합신공항이 건설되면, 공항 자체의 건설과 함께 공항 일대는 물류·관광·항공 관련 산업시설을 포함한 배후도시가 건설되어 경북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킬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도 한다.

경북 도민들은 통합신공항이 건설되면, 공항건설 지역 전체의 지가가 상승되어 지역민들의 부가 증가되고 배후 도시가 건설되어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인근 대도시 대구로 연결되는 도로교통망의 확충으로 많은 인구가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역 생산물들의 물류수송 기간이 단축되고 비용이 절감되어 기업 하기 좋은 경북이 될 것이라고 본다. 궁극적으로 경상북도의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통합신공항이 예정된 지역 인근에 있는 구미시민들도 통합신공항이 건설되면 구미시 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공항으로 통하는 도로교통망이 확충될 것이고, 공항 주변의 개발이 구미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 수송비 절감이 예상되어 구미 국가제5공단에 대기업들이 입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통합신공항의 건설은 여타의 개발사업과 마찬가지로 보이지 않는 큰 그늘을 드리울 수도 있다. 개발만 하면 사람이 몰려오고, 기업체가 입주한다? 인구는 한정되어 있는데 어디서 인구가 유입되어 들어온단 말인가? 소비는 한정되어 있는데, 현재의 위치에서 생산된 제품도 소비가 어려운데 어떻게 기업이 이전할 수가 있는가? 수요가 창출되지 않는데 어느 기업이 신규 투자를 할 것인가? 항공 노선 몇 군데 늘어났다고 항공 소재와 부품 소비가 획기적으로 늘어난다? 공항이 대구에 있음에도 대구 경제는 왜 날로 침체되고 있었는가? 항공 관련 관광사업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가? 대답은 쉽지 않다.

교육인프라 구축이 미흡한 상태에서의 대도시로의 교통망 확충은 직장과 생활터전의 이원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대구와의 교통이 편리하면 할수록 신공항지역이나 배후도시에 입주한 주민과 기업체 종사자들은 자녀 교육을 위하여 교육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잘 갖추어진 대구 거주를 희망할 것이다. 주택 가격 상승이 가능한 대구 도심으로의 이주나 거주를 희망할 것이다. 기존 지역의 주민은 신도시로 떠나고, 신도시 입주민은 대도시 대구로 떠나게 된다. 결국 기존의 주변 지역에는 주민은 떠나고 빈집만 늘어나게 될 것이다. 신도시 지역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직장과 생활터전의 이원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되어 밤이면 불 꺼진 도시가 될 수도 있다.

2008년 경북 도청이 안동시와 예천군으로 이전되기로 했을 때 안동시민과 예천군민들은 크게 환영을 했다. 인구 10만 자족 도시가 형성되고 기업들이 입주하면 안동과 예천의 경제가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봤다. 경북도청이 입주한 지 4년. 그동안 예천 인구는 약 1만여 명이 증가했다. 반면에 안동시의 인구는 약 1만여 명이 감소했다. 인구 10만 명당 평균 500명 정도 자연 감소하는 추세에 비하면 안동시는 엄청난 규모의 인구 유출이 있었다. 바로 신도청 건설의 영광 뒤에 드리워진 그늘의 흔적이다.

2008년 구미시는 국가제4공단 배후 도시로 인구 약 4만 명을 목표로 집단 거주지역을 조성하였다. 배후 도시 산동면의 인구는 입주 시작 1년 만에 1만9천 명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동일 기간 구미시 인구는 1천 5백여 명이나 줄었다. 배후 도시의 인구는 늘어났는데도 구미시 인구가 줄어든 것은 외부로부터의 유입이 없이 구미시 내에서의 인구 이동만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벽돌 돌기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텅 빈 상가, 줄어든 고객. 시민들의 한숨 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다.

개발을 반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개발에 대해 비관만 하자는 것도 절대 아니다. 경상북도 재도약의 계기가 될 통합신공항 건설의 장점을 100% 살리되 개발의 그늘에서 새로운 어려움에 직면할 주변 주민들을 위한 대안을 찾자는 것이다. 1980년대 서울 도시 재개발 사업이 활성화되었을 때 세입자들은 개발 이익을 얻지 못하였고, 다수의 저개발지역 거주자들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서울 주변으로 밀려나는 신세가 되었다. 삶의 터전을 잃은 거주자들은 정부 정책에 대해 집단으로 항의하였고, 도시 재개발 사업으로 인하여 발생한 문제는 큰 사회 이슈가 되었다. 다양한 정책이 개발되어 도시 개발로 인하여 발생하는 문제점들은 많이 해소되었다. 통합신공항 건설의 과실이 모두에게 동등하게 배분될 수도 없다. 지역개발 사업으로 인하여 주변에 남은 주민들은 집단으로 항의할 응집력도 낮다. 이주하지 못하고 남은 기존 주변 지역주민들의 어려움은 남의 일이 아니다. 이들의 고통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을 정책입안자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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