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해외 여행력이 없는 한국인 61세 여성이 국내 31번째 환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31번째 환자는 대구 수성구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은 후 양성으로 확인돼 현재 대구의료원에 격리 입원 중이다. 기존 확진자와 접촉한 적이 없고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처럼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지역사회 감염이 기정 사실화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18일, 대구시민과 경북도민들은 대구에서 확진된 31번째 확진자의 동선을 수소문하며 하루 종일 촉각을 곤두세웠다.

대구는 물론 경북 성주군이 발칵 뒤집혔다. 지난 15일 성주군 공무원 51명이 31번 확진자가 방문한 대구 퀸벨호텔에서 열린 결혼식 하객으로 참석해 뷔페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경북도와 성주군보건소가 질병관리본부(질본)의 조치만 마냥 바라보면서 늑장 대처를 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일본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는 것이 설명이나 안내, 지침, 지시에 따르는 매뉴얼에 따르다 보니 대처가 늦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북도와 보건소도 질본만 바라보고 적극 대처를 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닌지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은 그야말로 ‘선 조치 후 보고’의 대응을 해야 한다.

대구 퀜벨호텔 뷔페는 31번째 코로나19 환자가 성주군 공무원들과 같은 날 점심을 한 곳이다. 성주군보건소는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도 질본의 다음 대응 지시만을 기다렸다. 자칫 성주군청 전체로 확산해 군정이 마비될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 공무원의 격리와 검사도 바로 이뤄지지 않았다. 경북도도 각 시군에 31번째 확진자와 같은 시간 예식장에 갔거나 식사한 방문객의 신고 전화를 받을 뿐이었다.

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가 잇따라 확인돼 ‘새로운 국면’이라 우려하는 상황이다.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의 한발 앞선 대응을 하지 않으면 자칫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방역에 실패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19 특성은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없거나 초기에 약한 수준이라 환자 스스로 증상을 자각하기 어렵다. 또한 감염초기부터 주변 전파력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확진자가 나오면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하고 먼저 접촉자를 확인해 전파를 막는 즉각적인 조치부터 우선 해야 한다. 우물쭈물 매뉴얼을 들고 상부의 지침이나 지시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지자체와 보건 당국의 보다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전염병의 지역사회 감염을 막는 관건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