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부부들, 3~4일 남겨두고 불안감에 예식 일정 변경나서

대구 코로나19 확진자가 발표된 18일 확진자가 방문했던 호텔 홈페이지가 데이터 초과로 기능을 상실했다. 호텔 홈페이지 캡쳐
대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이동 경로가 역학조사로 드러나면서 확산 우려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 확진자가 방문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던 한 예비부부는 다급히 예식 일정을 변경하기로 했다. 혹시나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18일 대구시와 각 구청에 따르면, 확진자 A씨(61·여)는 코로나19 감염 판정을 받은 수성구보건소를 비롯해 직장 사무실이 위치한 동구 소재 빌딩, 교통사고로 입원했던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 식사장소였던 동구 퀸벨호텔 등 곳곳을 방문했다. 질병관리본부와 대구시의 확진자 발표와 함께 방역조치, 역학조사가 진행되는 곳들이다.

문제는 A씨가 다녀간 호텔에서 당장 결혼식을 치러야 하는 예비부부들이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나온 18일 오전 확진자가 방문했던 대구 동구 퀸벨호텔의 출입이 통제돼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오는 22∼23일 주말 동안 사진·영상촬영을 맡은 한 예식 관련 B업체는 해당 호텔에서 4건의 업무를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확진자 발표와 함께 한 예비부부는 일정 변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B업체는 이날 확진자 발표와 이후 호텔 측에 예식진행 여부를 묻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제대로 답변을 받지 못했다. 사진촬영을 의뢰한 예비부부와 대구시로도 문의했으나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온 상황이다.

A씨가 다녀간 호텔 홈페이지는 확진자 발표와 함께 기능을 상실했다. 해당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니 ‘일일 데이터 전송량 초과 안내’라는 문구와 ‘밤 12시 이후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는 글이 안내됐다. 예식을 올려야 하는 예비부부를 비롯해 결혼식장을 찾으려 했던 이들이 예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호텔 입장을 확인하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B업체 관계자는 “결혼식이 불과 3∼4일 남았는데, 어떤 결정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해 답답하다”면서도 “예식을 정상적으로 진행해도 문제다. 결혼식장에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만큼, 직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걱정이 든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내린 수성구보건소 또한 임시로 문을 닫으면서 구민들의 불편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보건소와 한방병원은 방역과 함께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어서 다시 개방할 수 있을지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구민들에게는 경대병원이나 대구의료원 등 선별진료소와 인근 보건소 이용을 당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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