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질본)가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가 잇따라 확인되자 ‘새로운 국면’이라고 했다. 이는 질본이 국민 불안을 감안 한 완곡한 표현으로 보인다. ‘새로운 국면’으로 밝힌 것은 사실상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을 인정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31번째 환자의 경우 교회와 호텔, 병원 등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을 방문한 것이 확인 됐다. 뿐만 아니라 확진자가 예배를 본 교회 신도들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아 슈퍼전파자임이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질본이 현장대응팀을 급파했다. 대구시와 경북도 등 지자체는 물론 시·도민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역사회 감염과 슈퍼전파자가 확인됨에 따라 코로나19에 대한 지금까지의 대응 방식과는 전혀 다른 한 차원 높은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 건 한 건 확진자가 나오는 데 따른 대응 전략으론 안 된다. 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요소들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보다 광범위한 영역에서의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 또 한꺼번에 많은 확진자나 의심환자가 나올 것에 대비한 의료 체계를 미리 재점검 해야 한다. 수 백 명, 수 천 명의 감염자가 발생했을 때를 가정한 대응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방역 당국은 더 많은 의심환자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신속하게 진단을 받을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시민들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슈퍼전파자가 다닌 교회와 기관 등에서의 접촉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은 혹시라도 모를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해 가정에서 ‘자발적 격리’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19일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15명 추가됐다. 경북에서도 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대구와 경북 코로나19 확진자는 최초 감염자인 31번 확진자를 포함해 모두 18명으로 늘었다. 이들 모두 최근 해외에 다녀온 이력이 없어 지역사회 감염으로 봐야 한다.

대구의 추가 확진자 15명 가운데 13명은 31번 확진자가 지난 9일과 15일 예배를 본 대구 남구 신천지 대구교회에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의 추가 확진자 3명 모두 영천 주민으로 확인됐는데 이 중 두 명도 신천지 교회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 확진자 중 한 명은 31번 확진자가 입원해있던 병원 직원이다. 31번 확진자가 슈퍼전파자로 확인된 셈이다.

이제 경북과 대구 지역민들은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공포심을 조성한다며 쉬쉬할 일이 아니다. ‘지역사회 감염’이란 의미가 바로 불특정 감염이 시작된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에 대한 정보를 보다 명확하게 시민에게 알려야 한다. 정부와 보건당국, 지자체는 대응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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