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1차 방역 실패" 결론…질본, 대규모 유행 대비 총력전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나온 19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의심환자 가족들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yj56@kyongbuk.com

영남권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하루 만에 경북·대구에 18명의 확진자가 추가되면서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 청정지역’였던 경북과 대구가 위험지역으로 뒤바뀌면서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모른다는 지역민들은 극심한 코로나 포비아(공포증)에 빠지는 모양새다.

19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대구 15명, 경북 3명 등 경북과 대구에서 18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 발생한 31번 확진자(대구 서구)까지 합하면 현재 대구·경북 확진자는 19명이다.

31번 환자와 연관이 있는 환자는 15명이다. 이중 14명이 같은 교회를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남은 1명은 31번 환자가 입원했던 새로난한방병원 직원이다.

이들 외에도 2명의 추가 확진자(38·46번 환자)가 대구에서 나왔다.

경북에서는 3명 확진자가 발생했다. 40대 남성 1명과 60·70대 여성 2명이다. 이들은 모두 영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60대 여성은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 31번째 환자와 신천지 교회에서 접촉한 것으로 보건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40대 남성은 경북대병원 음압격리병상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나머지 2명은 동국대 경주병원으로 이송됐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곳곳에서는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다. 하루 만에 18명이 늘어난 적은 처음”, “수도권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 것 같아 무섭다” 등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의료계에서는 뚜렷한 감염원을 찾기 어려운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는 점에 대해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에서는 상황의 엄중함은 인지하지만 아직 대규모 유행이나 전파라고 단언하는 데는 신중한 모습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8일 제6차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어디에서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객관적인 지역사회 감염 확산의 근거가 쌓이고 있다”며 “오염지역 여행이나 확진자와의 접촉 여부와 무관한 감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 닥쳤다”고 밝혔다. 이어 “냉정하게 판단할 때.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1차 방역이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부는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지역사회 감염을 단정할 수 없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노홍인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책임관은 정례브리핑에서 “감염 초기부터 전염이 일어나는 코로나19의 특성상 지역사회로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증상이 미미한데도 감염력이 있는 만큼, 의심스러운 경우는 곧바로 진단검사를 할 수 있도록 사례정의를 확대하는 등 선제 조처를 한 상황”이라며 “개정된 사례정의 6판에는 지역사회 확산 등을 감안한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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