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하게 늘고 있다. 20일 하루에만 53명이 확인돼 이날까지 국내 확진자가 모두 104명으로 늘었다. 이날 오전에 31명이 추가된 데 이어 오후에 22명이 또 추가 확인됐다.

오후에 확진된 환자 22명 중 21명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나왔다. 특히 이날도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확진자가 5명이나 돼 신천지대구교회에서만 31번 환자를 포함해 모두 43명의 환자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나 지역사회에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천지대구교회의 31번 환자가 참석한 지난 9일과 16일 예배 인원이 1001명이나 되고 이들 대부분을 자가격리 조치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연락이 된 신도 가운데 ‘증상이 있다’고 밝힌 사람만 90명에 달한다니 앞으로 며칠 내 확진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 외에도 이날까지 대구 새로난한방병원 관련 1명, 경북 청도 대남병원 관련 13명, 기타 역학조사 중인 환자가 2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구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자 이날 대구시가 대구시청 별관에서 권영진 대구시장 주재 ‘코로나19 관련 유관기관 합동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날 대책회의에서 대구 지역 병원장들은 의료 인력과 음압병동, 격리병동 등 시설은 물론 음압텐트, 음압카트 등을 구하기 어렵고, 의료용 고글이나 안면가리개 등의 물자가 1~2주면 고갈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벌써 진료와 간호 인력의 부족으로 의료진과 간호사들도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특히 대구의 대형병원에서는 신천지교회 신자인 간호사 한 사람이 확진자로 분류돼 병원 시설이 폐쇄되기도 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의료 시설로 감당할 수 없는 수의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에 대해 정부 차원의 대비책을 즉각 강구해야 한다. 대구지역 의료 시설로는 20일까지 발생한 확진자들도 원활하게 수용할 수 없는 지경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대구·경북 지역에 △인력 △시설 △물자의 부족 현상이 일어나지 않게 철저히 점검해 지원해야 한다. 대구 대책회의에서 대구지역 병원장들이 법 조항에 묶여 유용한 시설이나 장비를 두고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이 엄중한 상황이다.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면 신속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정부 보건당국은 대구시와 경북도 등 지자체나 지역 의료기관이 수호하는 현장 애로 사항에 대해 신속한 답을 줘야 한다.

시민들은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야 한다. 이 와중에도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를 유포하거나 마스크 매점매석 행위 등을 하는 사례가 벌어지고 있다. 경찰은 가짜뉴스에 대한 신속한 팩트 체크로 진위를 알려야 한다. 또 감염 확산에 편승해 일어나는 일탈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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