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청도군의 거리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장재기 기자
21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청도군의 거리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장재기 기자

“청정도시 경북 청도군이 신천지 때문에 유령도시로 변하고 있어, 당분간이라도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국내 첫 사망자가 발생한 청도군은 도시기능이 마비될 정도로 모두가 공포에 휩싸였다.

더욱이 20일 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서 13명의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발생한 데다, 이 가운데 간호사를 포함한 병원 직원 5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인구 4만여 명의 조용한 마을에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지역 마을회관과 경로당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 대부분이 폐쇄되면서 죽음의 도시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오전, 평소 출퇴근 시간이면 차량통행이 정체를 빚을 정도록 혼잡했던 축협삼거리의 경우 차량은 물론 인적마저 끊겨 썰렁하기만 했다.

전날 사망자 발생과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찌감치 문을 닫았던 인근의 식당과 커피숍도 아예 영업을 포기한 채 문을 걸어 잠그면서 도시 전체에 적막감이 감돌았다.

청도 최고의 관광지로 평소 관광객들로 붐볐던 한재미나리 단지의 경우도 코로나19 여파로 텅비어 한산한 데다, 온라인 등을 통한 주문량도 평소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져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와 함께 운문면에 위치한 화랑체험벨트와 코미디타운 등의 관광지도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길거리서 만난 신 모(55·여·자영업)씨는 “청정지역이라고 소문난 청도가 코로나 때문에 장사도 안되고 어떻게 해야할 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면서 “평소 신천지 신도들이 청도를 성지로 여기고 많이 찾아 왔지만, 이제는 오히려 청정지역 청도를 망친 것 같아 원망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신천지와의 연결고리를 의심받고 있는 대남병원은 병원 전체가 폐쇄된 상태에서 질병관리본부에서 앰뷸런스로 환자를 이송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지만, 주민들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주민 대부분이 두려움에 휩싸여 외출을 꺼리면서 집안에만 있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다른 지역으로 피난이라도 가야하는 것 아니냐며 공포에 떨고 있다”고 밝혔다. 장재기 기자 jjk@kyongbuk.com
 

장재기 기자
장재기 기자 jjk@kyongbuk.com

청도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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