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급증에 바깥 출입 자제…유통업계 울상·대중교통 이용도 '뚝'

23일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 대게거리를 비롯한 회골목 텅텅비여 한산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대구에 신혼집을 차린 A(36·여) 씨는 지난 18일 친정집인 포항 장성동으로 피신을 왔다.

대구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소식에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한동안 고향 집에 지내며 친구도 볼 계획이었다.

하지만 곧이어 22일과 23일, 포항에서도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자 현관문 밖으로 출입을 일절 하지 않지 않고 집에만 머물고 있다.

쌀과 라면 등 식료품 50만 원 어치를 배달 주문해놓고 무기한 칩거하기로 했다.

경북·대구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면서 경북·대구 지역민이 심리적으로 고립·봉쇄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포항에서 하루에만 4명 발생한 22일 포항 지역 도로와 거리 곳곳에는 전반적으로 차량과 사람 발길이 뚝 끊겨 적막했다.

시민 B(28)씨는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어제(21일) 저녁 시간 백화점을 찾았다. 1층과 식료품 코너 등에 손님이 4~5명만 보일 정도로 매우 한산했고 직원이 오히려 더 많았다”며 “이후 찾은 PC방 역시 평소 꽉 찰 금요일 시간대였지만 절반 이하로 확 줄었다”고 했다.

이날 밤 5호 광장·죽파(죽도파출소) 네거리·이동네거리·원산면옥(쌍사)네거리 등 술집이 밀집하고 차량 통행도 많은 포항의 도로 역시 텅텅 비고 어두워 스산한 분위기마저 연출됐다. 평소 주말마다 관광버스와 타지 차량으로 극심한 정체를 빚고, 사람이 몰리는 죽도시장 역시 한산하고 사람이 없기는 비슷했다.

일부 시민들은 ‘주말 도로에 차가 없다’,‘코로나 감염으로 죽는 것보다 (장사가 안 돼) 굶어서 먼저 죽겠다’, ‘드라마로 사람이 몰렸던 구룡포도 사람이 안 오기는 마찬가지’, ‘택배나 퀵 등 관련 업계도 일이 없어 너무 힘들다’고 울상을 지었다.

23일 정오께 찾은 포항터미널도 상황은 매한가지.

휴일 다른 지역을 찾거나 포항을 방문하는 사람이 거의 없이 대합실은 한산한 모습이다. 한 시민은 “여러 지역을 드나드는 사람이 몰리는 터미널인데 방역 및 발열 검사 체크를 더욱 철저히 해야는 거 아니냐”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아이들이 있는 집은 걱정도 더욱 크다.

C(40)씨는 휴일 딸의 코막힘 감기로 여성·아동 전문 병원을 찾았다. 부녀와 다른 병원 방문객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것은 물론이다. 대기석에는 평소보다 사람 훨씬 적은 가운데, 서로 거리를 두고 널찍하게 앉았다.

대중교통 이용도 눈에 띄게 줄었다. 회식·외출을 극히 자제하다 보니 ‘택시 이용객이 급감했다’며 택시 기사는 한숨이고, 포항 지역 확진자 동선에서 몇몇은 버스를 이용한 사실에 시내버스를 이용하기도 찝찝하다고 입을 모았다.

E(35) 씨는 “출근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회사에는 나오겠지만, 최대한 빨리 집에 들어갈 예정이다. 밖에서 무엇을 하든 불안하기만 하다”고 했다.

F(25) 씨는 “확진자 근무지 등 최근 동선을 공개했는데 (동선이) 겹치는 방문자에게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 세세한 정보와 지침, 확인 검사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면서 “또한 22일 저녁께 확진자 동선을 포항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는데 한꺼번에 접속이 몰려 먹통이 되기도 했다. 주민 불안감을 낮춰 줄 행정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