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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의 촌철살인] 사드 업그레이드, 미국 MD체계 편입을 의미
[이재영의 촌철살인] 사드 업그레이드, 미국 MD체계 편입을 의미
  • 이재영 경남대 교수·정치학 박사
  • 승인 2020년 02월 24일 16시 09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2월 25일 화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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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 교수 정치학 박사
이재영 경남대 교수·정치학 박사

2020년 2월 10일 힐(John Hill) 미국 국방부 미사일방어국장은 2021년 국방부 예산안에 대한 브리핑에서 ‘한국 내 사드 운용에 대한 3단계 계획’을 밝혔다. ① 사드 발사대를 확대하거나 원격조정하며, ② 사드 포대와 패트리엇 포대 사이의 연동성을 강화하고, ③ 패트리엇 미사일을 사드 발사대에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한국을 포함하는 7곳의 사드 포대 및 훈련 장비를 개선하는 데 10억 달러(약 1조1800억 원)의 예산을 배정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사드 업그레이드가 사실상 미국 미사일방어체계로(이하 MD)의 편입이라는 지적이 만만찮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 한국의 MD체계는 별개라고 하면서, 미국과 진행 중인 논의는 없다고 한다. 과연 그러할까?

제1단계 ‘사드 발사대 확대 및 원격조정’ 성주에 있는 사드 포대는 ANTPY-2 레이더 1기, 6개 발사대와 미사일 48발, 발사통제장치로 구성된다. ‘발사대 확대’는 발사대의 추가 반입을 의미하며, ‘원격조정’은 현재 유선으로 연결된 레이더와 발사대를 무선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 공격에 대비하여 한국방어망을 촘촘히 하고, 일단 유사시 레이더를 성주에 두고 발사대를 성주 남쪽과 북쪽으로 분리하여 효용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말로 들린다. 하지만 2019년 1월 18일 미국국방부가 발표한 ‘2019년 미사일방어검토보고서(MDR)’를 보면, 미국 안보가 제1순위이고 다음이 한국을 포함하는 동맹국으로 명시되어 있다.

올해부터 도입되는 SM-3를 장착한 이지스함 3척을 대입시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베이스라인-9 레이더와 연동되는 SM-3블록1B 미사일은 유효사거리가 150~500km이지만 70km까지 커버가 가능하기 때문에, 40-150km가 유효사거리인 사드의 효용성을 무색하게 만든다. 이외 유효사거리 15~20km 패트리엇-2(요격율 40%)를 30-40km인 패트리엇-3(요격률 70%)로 업그레이드 중이다. 한국형 MD가 완성되어가는 단계에서 사드 발사대를 늘리고 무선발사장치를 갖추겠다? 알래스카에 설치된 유효사거리 200km의 지상배치요격미사일(GBI)이나 일본에 설치된 SM-3가 놓친 미국본토공격 미사일을 150km 이하에서 잡아내겠다는 목적이다.

제2단계와 3단계 “사드 포대와 패트리엇 포대의 연동성 강화 및 패트리엇 미사일의 사드 발사대 통합” 현재 사드 미사일은 사드 레이더, 패트리엇 미사일은 패트리엇 레이더로 유도된다. 패트리엇 레이더는 유효탐지거리가 100~170㎞에 불과하다. 짧은 탐지거리로 인해 요격 성공률도 낮다. 성주에 설치된 ANTPY-2 레이더는 유효탐지거리가 600~800km(최대 탐지거리 약 1000㎞)이다. 주한미군이 보유한 패트리엇-3를 원격조정기를 통해 ANTPY-2와 연동시키면, 핵미사일을 좀 더 멀리서 빨리 포착할 수 있어 요격 대응 시간을 벌게 된다. 한국에 설치된 사드가 놓친 미국본토공격 미사일을 40㎞ 이하부터 패트리엇-3로 잡겠다는 계산이다.

‘한국 내 사드 운용에 대한 3단계 계획’은 미국이 진행하는 제온(JEON: Joint Emergent Operational Need)을 완성하는 과정이다. 제온은 ‘미군과 주한미군 간 새로운 개념의 연합작전 계획’ 쯤으로 번역되는데, “미국 본토에 대한 효과적인 핵미사일 방어를 위해 주한미군의 가용 자원인 사드와 패트리엇-3 등을 미국이 통합하여 관리한다”는 의미다. 사실상 미국 MD의 두뇌인 탄도미사일전장지휘통제체계(C2BMC)와 주한미군 자산의 연동이다. 힐 미사일방어국장의‘3단계 사드운용계획’도 제온의 완성과정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고, 바이어(John Bier) 미사일방어국 C2BMC 프로그램담당관도 2019년 11월 미국의 소리(VOA)와 인터뷰에서 C2BMC의 한반도 적용을 “미국 본토 방어를 위한 주한미군의 사드와 패트리엇 체계의 통합”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군과 주한미군의 MD체계 통합은 미국 MD체계로 한국의 자동편입과 다름없다. 문제는 ‘한국 내 사드 운용에 대한 3단계 계획’은 무기체계의 업그레이드 형식이기 때문에, 한국정부가 저지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미국의 의도대로 진행된다면 한국은 미국 본토를 방어하는 전초기지가 될 뿐만 아니라 안보 종속국으로 전락하게 된다. 남북관계 악화는 물론이고 중러의 무역보복도 예상된다. 지금도 미국은 사드와 패트리엇 통합체계가 한국안보에 가장 필요한 체계라고 주장한다. 달콤한 언어에는 날카로운 칼날이 숨어있는 법이다. SM-3의 도입을 계기로, 효용성이 떨어지는 사드를 미국으로 돌려보내는 방법 이외 다른 출구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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