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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단] 간절기
[아침시단] 간절기
  • 이은규
  • 승인 2020년 02월 25일 16시 16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2월 26일 수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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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한 마리 보고 겨울 외투 벗지 말라고 당신은 그토
록 당부했는데 나는 왜 옷깃보다 마음을 여미고 겨울에서
봄으로의 이행을 간절하게 기도했었나. 아직은 옷깃을 여
밀 때 절기와 절기 사이 나라는 이름과 우리라는 이름 사
이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고 있는 절기로의 감행 모든
당부들과 결별하기 좋은 아침

<감상> 겨울 끝나고 봄이 시작될 무렵인 간절기(間節氣), 당신은 나를 걱정하며 외투 벗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내 마음은 두 계절의 무렵에서 서성입니다. 겨울은 당신의 당부로 버틸 수 있었지만, 봄이 되면서 내 마음은 사춘기(思春期)를 맞이하나 봅니다. 당신의 구속에서 거의 벗어나 다른 절기로 감행하고 싶어집니다. 당신의 모든 당부들과 결별하기 좋은 아침, 우리라는 이름에서 벗어나 혼자 자유롭게 피어나고 싶습니다. 정말 당신에게서 영영 벗어난 것인가요, 흰 눈처럼 당신의 기억이 표백된 것일까요. 아름답게 꽃 피울 수 있는 건 당신이 겨우내 미리 나의 자리와 무렵을 마련해둔 탓이 아닐까요.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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