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속담이 틀리는 것이 하나도 없다. ‘반풍수 집안 망치고,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했다. 반풍수는 풍수지리에 어지간한 지식은 있지만 아직 서툰 풍수다. 선무당도 마찬가지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면서 수박 겉핥기로 배운 서툰 지식으로 전문가 흉내를 내는 것을 말한다.

이름난 풍수가 되기 위해서는 40년이 넘게 공부해야 한다. 산(山) 공부하는데 10년, 혈(穴)을 깨우치는데 30년 정도 수련해야 비로소 눈이 열린다는 ‘법안(法眼)’에 이른다는 것. 이 또한 끝이 아니다. 풍수는 범안(凡眼)-법안(法眼)-도안(道眼)-신안(神眼)의 경지를 거쳐야 비로소 고수가 된다.

제대로 된 풍수사 되는 데 40년이 걸린다고 했듯이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서 ‘전문가’ 소리를 들으려면 젊어서부터 그 분야를 공부하고, 현장 경험을 오래 쌓은 사람들로 그 분야에 일가견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6월 ‘탈핵 시대’를 공식 선언하자 가동 중인 모든 원전의 설계 수명(30~40년)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원전 전문가들이 이 같은 조치에 대해 통탄하고 있다. 7000억 원을 들여 개·보수한 월성1호기 영구정지 결정을 내린 원안위 위원 7명 중 영구정지 찬성표를 던진 5명은 모두 원자력 분야 비전문가들이다. 엄재식 위원장은 대학에서 사회복지학, 장보현 사무처장은 행정학 전공자다. 김재영 위원은 계명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 장찬동 위원은 충남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진상현 위원은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아서도 문재인 정부는 전문가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 대한의사협회가 중국인 입국금지를 7번이나 권고했지만 외면했다. 최대집 의사협회장이 우파 인사이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정례브리핑에서 “입국금지에 대해서는 현재 방역하는 입장에서 누구라도 고위험군이 덜 들어오는 게 좋은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는 최우선이 돼야 할 국민 생명 안전보다 눈 앞에 닥친 총선이나 중국과의 단교로 입을 경제적 손실 등 정치·경제논리를 앞세워 전문가 목소리를 묵살했다. 반풍수들이 국민의 생명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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