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파이낵스 부지 설립 약속 뒤집어…지역상생 외면하는 처사"
업체 "원료공급·부지확보·물류비용 등이 문제…부득이한 선택"

포스코케미칼과 OCI는 지난 21일 서울 OCI본사에서 초고순도 과산화수소 생산을 위한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케미칼과 OCI가 포항에 추진하기로 약속을 한 반도체 생산공정에 활용되는 초고순도 과산화수소 공장을 전남 광양에 설립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대표 민경준)과 OCI(대표 김택중)는 지난 21일 서울 OCI 본사에서 초고순도 과산화수소 생산을 위한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합작사를 통해 OCI 광양공장 내 4만2000㎡ 부지에 연산 5만t 규모의 과산화수소 생산 공장을 짓기로 했으며, 오는 2분기 중 포스코케미칼 51%, OCI 49%의 지분을 투자해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합작사는 포스코 광양제철소로부터 공급받는 철강 공정 부산물인 코크스오븐가스(COG)에서 추출한 수소를 활용해 과산화수소를 제조하게 된다.

생산공장은 올해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2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이 발표되자, 포항시는 애초 포항에 건립하기로 약속을 해놓고 포항시에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광양 설립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23일 포항시 관계자가 포스코케미칼 포항 본사를 방문해 민경준 대표를 면담하는 자리에서 침상코크스 공장이 포항이 아닌 광양에 설립하기로 한 데 대한 대안으로 포항제철소 내 파이넥스 부지에 OCI와 합작하는 과산화수소 생산 공장과 OCI 공장 내에 PDCB(파라디클로르벤젠) 생산공장을 설립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또 5월 2일 민경준 대표와 한형철 경영지원실장(상무)이 포항시청을 방문해 이강덕 포항시장과 면담하는 자리에서도 이 계획을 밝혔는데도 광양에 설립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포항시는 포스코케미칼이 과산화수소 생산 공장 광양 설립계획을 추진하면서 포항시와는 한 번도 상의하지 않은 것은 포항시와 포항시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포항시는 지난해 포스코와 지역 상생협력을 하기로 협약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포스코케미칼이 일방적으로 포항시와의 약속을 어기는 것은 포스코가 포항시와 지역 상생을 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과산화수소 생산 공장이 애초 약속과 달리 광양에 설립하기로 했으므로 포스코가 그와 상응하는 투자를 포항시에 하겠다는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케미칼 측은 원료공급 및 공급원가, 부지 확보 및 물류비용 등의 문제로 광양지역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즉 과산화수소 원재료가 되는 코크스오븐가스(COG)가 포항·광양제철소에서 모두 발생하지만 포항제철소에서는 공급여력이 없는 데다 공급이 가능하더라도 공급가액이 ㎥당 포항은 180원대, 광양은 170원 대로 10원 가량 차이가 난다는 것.

또 광양제철소의 경우 COG공급 지역으로부터 1㎞가량 떨어진 곳에 합작사인 OCI부지가 있는 반면 포항의 경우 별도의 부지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고, 생산된 과산화수소를 OCI익산공장으로 공급해야 해 물류비용에서도 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부득이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곽성일, 이종욱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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