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군, 외지 관광객 감소·이미지 악화에 택배주문까지 끊겨 '울상'
대게 위판가 절반 이상 급감…출하 앞둔 참외 농가, 소비 위축 우려

25일 오전 포항시 남구 구룡포수협 대게위판장에서 경매가 한창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이날 대게 위판가격은 평소 9천원선에 판매되던 일반대게는 4천원으로, 3만원에 판매되던 박달대게는 1만5천원선에서 위판됐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위축 탓에 제철 맞은 지역 농수산물 판매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대남병원 집단 감염으로 청도지역 미나리단지가 직격탄을 맞았다.

지역을 찾는 손님 뿐 아니라 전국각지로 배달되던 택배주문까지 뚝 끊기면서 상인과 농민은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형편에 놓였다.

청도군 농정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청도지역 386농가에서 ‘한재미나리’ 브랜드로 연 2053t 가량의 미나리를 생산해 약 208억원의 수입을 올리는 청도 효자종목이다.

매년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가 제철이지만 최근 대남병원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청도산 농특산물까지 외면받고 있다.

박이준 한재미나리 생산업자 연합회장은 “코로나 19가 청도를 발칵 뒤집어 놨다”며 “이맘때면 미나리 출하로 눈코뜰새 없이 바빠야 하는데…주문량이 절반이하로 뚝 떨어졌으니 주변 미나리 생산 농가와 식당 업주들은 망연자실하고 있을 뿐”이라고 울상지었다.

또 다른 미나리 농가는 “찾아오는 손님은 커녕 일부 온라인 주문자는 청도에서 난 농산물은 먹기에도 꺼려진다며 반품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지역 농특산물 홍보를 위한 대규모 행사를 진행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재미나리 생산자 연합회는 한돈연합회 청도군지부와 MOU를 체결하고 3월 3일 ‘삼겹살 데이’에 맞춰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었지만 코로나 19 탓에 무산됐다.

박 회장은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부가 나서 농산물의 바이러스 위험이 없는지 증명이라도 해달라”고 토로했다.

이 외에도 출하를 앞둔 성주·경산지역 참외 농가들은 조심스럽게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경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지역 참외 본격 출하 시기가 한 달 이상 남은 만큼 아직 까지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면서도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쏟아지는 3~4월께 까지 위축된 소비심리까지 이어진다면 큰일”이라고 우려했다.



코로나 19 여파로 동해안 겨울 특산물인 대게잡이도 비상이 걸렸다.

울진 죽변수협에 따르면 죽변자망협회가 26일 회의를 갖고 이달 말까지 대게 조업 일정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출항할 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

포항 구룡포수협 역시 자율적으로 출항을 고려하는 분위기다.

이는 지난 25일 대게 입찰 위판가가 전날 거래가의 절반 수준으로 밑돌자 사실상 조업 중단이라는 강경책을 꺼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25일 오전 포항시 남구 구룡포수협 대게 위판가격은 평소보다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일주일 전 9000원선에 판매되던 일반대게는 4000원선으로, 3만원에 판매되던 박달대게는 1만5000원선에서 위판됐다.

포항수협 역시 전주 1만5000~1만7000원 선에 팔리던 가자미(1㎏)가 이날 8~9000원 선에 위판되는 등 어종별 최소 20%에서 50% 가량 하락한 가격으로 경매가 마무리됐다.

수협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 대구·서울 등 외지 손님이 오지 않는다. 모임과 행사 등이 줄면서 수요감소 탓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포항수협은 코로나 19 예방차원에서 포항수협송도수산물유통센터를 25일부터 3월7일까지 휴업 중이다.

장재기, 김윤섭, 김형소, 남현정 기자
장재기 기자 jjk@kyongbuk.com

청도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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