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성주군·포스코 등 기관·지자체 긴급 조치 시행
경제 어려운 중소기업에선 유급휴가 사용 강제로 '눈살'

경북·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21일 오전 대구 수성구 황금네거리 인근 도로와 공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포항에서 대구로 출퇴근하던 A씨(36·여)는 지난 26일부터 회사 지침에 따라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코로나 19 확산 방지 및 직원 안전 확보를 위해 최소 인원을 제외하고, 직원에게 업무 전용 프로그램을 개인 PC에 설치하게 한 후 집에서 한동안 업무를 보도록 지침을 내렸다.

주요 기업과 일부 지자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재택근무를 도입하거나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추진 중이다.

사업장이 마비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한 선제조치이지만 근태를 강조해 온 과거 문화와는 다른 모습이다.

일부 제한이 있기도 하지만 대체로 재택근무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막자’재택근무 확산.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한 대구 지역 공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재택근무로 전환하거나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는 등 전염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은 지난 24일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긴급 복무지침을 공지하고, 25일부터 부장급 이상 필수 인력을 제외한 직원들은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대구에 본사가 있는 가스공사는 지난 24일 대구 이외 지역에 거주하는 직원은 본사로 복귀하지 말고 2주가량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생산·공급본부 현장 근무자는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2개 조로 나눠 재택근무 중이다.

일부 지자체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재택근무를 선택했다.

청송군은 지난 24일 청송 이외 지역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에 대해 재택근무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청송군보건의료원을 제외한 24개 실·과·소, 읍·면 등 근무자 163명이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이는 전체 군 공무원 447명 중 36.5%에 이르며, 재택직원들은 자택 컴퓨터에 행정시스템과 연동되는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현장 출장을 제외한 업무를 보고 있다.

청송군은 지역 농협 등 관계기관에도 협력을 당부했다.

성주군도 지난 24일 대구에서 출퇴근하는 직원 309명 중 군내 일시 거주토록 하는 한편 부득이한 111명에 대해서는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임직원 중 임산부를 비롯해 코로나 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것으로 판단되는 직원 등은 즉시 재택근무로 전환시켰다.

또 초등생 이하 자녀의 개학연기에 따라 재택근무가 필요한 직원과 기저질환자, 유증상자 등은 현황조사를 거쳐 재택근무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본사에서는 이미 각 조를 나눠 재택근무에 들어간 가운데 포항공장 등 생산·기술·현장의 경우 현장 상황에 따라 시행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비롯해 생산·기술·현장직들은 이런 흐름과는 다른 분위기다.

경영사정이 좋지 않은 일부 기업 중엔 코로나19 확산을 피하는 방안으로 직원들에게 유급휴가 사용을 강제해서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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