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가산면에 있는 중증장애인시설 칠곡밀알사랑의집.
칠곡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회복지사들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장애인 확진자들을 돌보고 있다.

보건당국은 장애인 확진자들을 돌볼 간호사와 간병인을 구하지 못해 함께 생활해온 사회복지사들이 헌신하고 있다고 하지만 사회복지사 가족들은 크게 걱정하고 있다.

29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칠곡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밀알사랑의집에서 지난 25∼26일 전체 69명(입소자 30명, 근로장애인 11명, 직원 28명) 중 입소자 14명, 근로장애인 5명, 사회복지사(생활교사) 5명 등 2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안동·포항의료원 등으로 이송됐다.

안동의료원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인 사회복지사 4명이 4일째 확진 판정을 받은 입소자·근로장애인 13명을 돌보고 있다.

포항의료원에서도 코로나19 확진 사회복지사 1명과 음성 판정을 받은 사회복지사 1명 등 2명이 4일째 확진 입소자 4명을 돌보고 있다.

사회복지사 가족들은 “확진자인 사회복지사들도 치료와 돌봄을 받아야 하는데 병실에서 입소자와 근로장애인을 돌봐야 하느냐”며 “보건 당국의 빠른 대책”을 요구했다.

정석왕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장은 “밀알사랑의집 장애인들은 모두 중증 지적장애인이라서 24시간 대·소변과 목욕 등을 챙겨줘야 한다”며 “어떻게 확진 판정을 받은 사회복지사들이 본인 치료를 제쳐놓고 이들을 돌봐야 하느냐”며 보건당국을 성토했다.

이어 “안동의료원의 경우 다인실에 비장애인 2명이 있어 사회복지사들이 장애인들을 돌보면서도 비장애인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등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안고 있다”며 “비장애인은 다른 병실로 옮기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보건당국은 “입소자 가족이 있는 경우가 있지만 병간호를 원하지 않고, 더욱이 지원하는 간호사와 간병인 마저 없어 밀알사랑의집 사회복지사들이 헌신하고 있다”며 “대체 수단을 강구해 보겠다”고 했다.

박태정 기자
박태정 기자 ahtyn@kyongbuk.com

칠곡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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