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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발 입국제한 움직임…외교부 분발해야
한국발 입국제한 움직임…외교부 분발해야
  • 연합
  • 승인 2020년 03월 01일 16시 01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3월 02일 월요일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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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급증으로 한국발 여행객의 입국에 문을 걸어 잠그는 국가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1일 오전 5시 현재 한국발 방문객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검역을 강화한 국가와 지역은 전날보다 2곳 늘어난 78곳에 달했다. 최근 며칠 새 대구ㆍ경북지역을 중심으로 매일 500명 안팎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봇물이 터지듯 쏟아져나오면서 우리나라가 중국 다음으로 환자 수가 많은 ‘요주의’ 국가로 부상한 탓이 크다. 외교부가 우리의 범정부적 방역 노력 등을 설명하며 외국 정부를 상대로 설득전을 펴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한다. 29일 인천에서 승객 40명을 태우고 하노이로 가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긴급 회항은 국제사회의 이런 경계심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베트남 당국은 하노이 공항에 이어 호찌민 공항에도 한국발 여객기 착륙을 불허하기로 하는 등 초강경 태세다. 베트남 내 제2 투자국인 한국이 직면한 ‘푸대접’이 믿기지 않지만, 비상한 시기엔 자국 이기주의를 내세우는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이기도 하다.

문제는 한국 내 확진자 숫자 증가 추세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현 추세라면 이번 주 초반 5천명 선마저 뚫고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비례해 한국인 입국 제한ㆍ금지 국가도 더 늘어날 전망이어서 걱정이 앞선다. 국내의 코로나19 확산세가 확실히 잡히기 전까지는 우리 국민의 발이 묶여 오도 가도 못하거나, 설령 나간다고 해도 현지에서 2주일 정도 격리되는 불편함과 자존감 훼손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에서마저 한국인을 지정호텔에 격리하는 등 입국 절차를 강화한 자치성이 12곳으로 늘어났다. 또한 우리나라와 정치, 외교,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미 국무부는 자국민의 대구 지역에 대한 여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대구에서 미국 워싱턴주로 귀국한 여성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것과 무관치 않다고 한다. 중국이 아닌 한국 내 감염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나온 것은 첫 케이스여서 미국의 경계심이 증폭된 결과로 보인다. 다행히 국무부는 한국에 대한 여행 권고를 3단계인 ‘여행 재고’로 유지했으나, 한국 내 확진자 추이에 따라선 한국발 입국 금지 같은 추가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미국이 입국 금지라는 ‘극약처방’을 내릴 경우, 유럽 등 다른 선진국도 비슷한 조처를 취하는 방아쇠로 작용할 수 있다.

이처럼 해외 국가들이 우리나라 출장자나 여행객들에게 빗장을 걸면서 산업계에 미치는 타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당장 해외여행의 이동수단을 제공하는 항공업계는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 업계는 주요 노선의 운항이 상당 부분 중단되면서 극심한 경영난에 봉착했다. 노선 운휴, 임원 사표, 임금 반납 등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죄다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한다. 급기야 LCC 업계가 공동건의문을 내고 정부에 긴급지원을 요청하기에 이르렀으나, 정부의 곳간이 충분한지는 모르겠다. 국내 양대 항공사의 사정도 비슷하다. 대한항공이 매출액 비중이 30%에 달하는 미주 노선의 조정에도 들어갔고, 아시아나항공도 처음으로 유럽 노선 감축에 나섰다. 삼성물산, LG상사 등 국내 대형 종합상사에서도 해외 출장 중단과 바이어와의 면담 취소 등이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물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기는 하지만, 만약 사태가 장기화 한다면 우리나라의 수출 전선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런 모든 일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일이기는 하나, 언제일지 모르는 그때까지 마냥 뒷짐을 지고 앉아 있을 수는 없다. 외교부는 외국을 상대로 국익을 지켜내는 최일선의 전사들이다. 의료진이 감염 확산 저지를 위해 사투를 벌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외교부도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국민의 권익과 국가의 이익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수출과 사업 등 우리의 경제이익과 직결된 출장이나 이동이 제한되는 일이 없도록 외교 총력전을 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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