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환자 격리병동으로 지정된 포항의료원.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포항의료원 소속 간호사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과도한 업무로 단체 사직을 결심했다는 경북도의 설명은 사실과 달랐다.

2일 포항의료원 측은 "간호사들이 코로나19 때문에 사직을 결심한 것은 아니다. 일부 언론의 간호사 집단 사직 보도는 오해"라고 밝혔다.

여준성 보건복지부 장관정책보좌관이 포항의료원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간호사들은 당초 1∼2월 사직을 예정하고 있던 인원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지역 곳곳에 확산함에 따라 포항의료원의 사정을 고려해 대체인력이 투입되기로 한 3월까지 사직을 미뤘고 지난달 28일 , 간호사 약 100명 가운데 16명이 사직했다.

즉 예정된 사직일보다 최대 2달가량 오래 근무한 셈이다.

같은 날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간호사회)’는 성명을 통해 "포항의료원 간호사 사직 관련 거짓 보도한 언론은 간호사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간호사회는 포항의료원 간호사들이 겪은 노동환경을 나열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코로나19 확진자를 맡은 포항의료원 간호사들은 퇴근 후에도 장례식장 접견실을 임시 숙소로 이용하거나, 원내 기숙사 지침 혼란 문제로 외부 숙소를 계약하면서까지 업무를 계속해 왔다는 것.

기존 한 달 기준으로 나오던 근무표가 일주일, 하루 단위로 수정되면서 예측 불가능한 점도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또 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포항의료원분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포항의료원과 경상도에 인력·시설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지난달부터 코로나19 환자만 전담하는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포항의료원은 2일부터 입원 병동 전체를 코로나19 확진자 전문 병동으로 전환했다.

같은 날 의료원에는 미리 채용한 신규 간호사 15명이 우선 투입됐으며, 포항시의 지원으로 전문 의료인 16명과 포항시 의사협회 자원봉사자 10명, 행정지원인력 24명 의료원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적절한 휴식을 취하기 어려운 현장 의료진들의 육체·정신적 피로가 매우 심각할 것"이라며 "14일간의 근무가 원칙이며, 이후 2주간의 휴식을 취한 뒤 일상으로 복귀하는 방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확진 환자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만큼 각 지자체가 요구하는 의료진 배정에 상당한 시차 또는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정부 측의 설명이다.

김 총괄조정관은 "현재 검토 중인 치료지침을 최대한 빨리 마련해 중증 환자를 우선으로 치료하도록 해 의료인력 및 물품 등 자원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 노력 중인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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