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경남대 교수·정치학 박사
이재영 경남대 교수·정치학 박사

대구와 경북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가능한 한 다중이용시설을 출입하지 말고, 타인과 밀접한 신체적 접촉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다. 그렇지만 친한 지인이나 연인 같이 만나야 할 사람도 있다. 대중매체를 보면 친구들도 서로 만남을 자제하자는 분위기이고, 연인들도 당분간 만나지 말고 문자나 전화로 데이트를 하자고 합의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물론 고립이 코로나19가 전파되지 않도록 하는 가장 완벽하고 편리하게 선택할 방법이긴 하다. 그러나 코로나 감염을 예방하자는 기준이 과도하게 경직되어 인간관계를 소원하게 하고 연인관계를 틀어지게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만남의 장소이다. 코로나19의 증상이나 감염경로는 이미 상식화되어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비하면 되는 것이다. 커피숍이나 식당 주인은 반드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에 따라 영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주방 인력은 입 가리개나 마스크를 착용하여 침이 음식에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종업원도 마스크를 끼고 운반 도중에 음식에 침이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하며, 장갑을 착용하여 그릇에 손이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문제는 이들 공간이 밀폐되어 있다는 점이다. 손님들이 불편해하더라도 양해를 구하고 자주 환기를 시켜주어야 하며, 테이블의 손님이 나갈 때마다 소독절차를 거쳐야 한다. 환풍기 가동도 잊지 말아야 한다.

지인을 만나기 전에 자가진단을 꼼꼼하게 해야 한다. 고열, 기침, 몸살 등 코로나19 증상이 있으면 1339에 전화를 해서 지역 보건소의 안내를 받아야 한다. 약간의 의심증상이라도 있으면 외출을 하지 말고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은 전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지인을 만나면 된다. 공원같이 개방된 공간에서 만나면 좋지만, 커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할 수도 있다. 커피숍이나 식당에서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면 서로에게 침을 튀기게 된다. 옆자리에 약간 떨어져 앉으면 이러한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커피는 각자의 잔에 담아지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 식사나 술자리에서는 식당의 협조를 얻어 반찬이나 찌개는 따로 덜어서 먹어야 한다.

연인을 만날 때 외출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지인의 만남과 같다. 코로나19 증상이 있으면 전화나 문자를 이용하여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 보수적으로 판단하여 문제가 없다면 데이트를 즐기되, 지인의 만남과 같은 수준으로 커피숍과 식당에서 예절을 지켜야 한다. 문제는 스킨십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키스하지 말라”고까지 권고하지는 않지만, 가이드라인에서 “안 하는 게 나쁜 생각은 아니다”라고 한다. 이외 가벼운 입맞춤이나 포옹 등을 하지 말아야 할까? 대부분 전문가는 “그렇다”라고 답한다.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없다고 할지라도, 오고 가는 도중이나 업무를 보면서 감염되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전파력과 증상을 볼 때 두려움이 증폭된다. 그러나 과도하게 겁을 먹고 움츠리면 인간관계에 이상이 생긴다. 확산방지와 예방 활동이 충분하게 전제된다면, 즉 세밀하고 촘촘하게 감염 여부를 판단하고 외출 여부를 결정한다면 지인과 연인을 만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더하여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보탬을 줄 필요가 있다. 현재 사람이 모이는 지역 산업은 고사 일보 직전이다. 이러한 상태가 계속된다면, 코로나19가 종식되어도 이들 산업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파괴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양심에 한 점 부끄럼이 없을 정도로 자신의 증상을 판단하고 여기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주장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