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본래 정치적 동물이다’라 했다. ‘정치적 인간(homo politicus)이란 말도 있다. 정치가 아무리 소수 권력자와 정치적으로 미성숙한 대중에 의해 실행된다지만 대중적 인기에 영합한 얄팍한 정치 행위는 꼴사납다. 라스웰(Harold Dwight Lasswell)은 ‘권력과 인간’에서 정치적 인간의 특징을 ‘사적 동기를 공적 목표로 바꾸어 공공이익의 이름 하에 사적 동기를 합리화하는 점에 있다’고 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싼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치행위가 논란이다. 변호사 출신 박 시장이 1일 신천지 교주 이만희와 12개 지파(支派, 지역조직) 장들을 살인과 상해죄, 감염병 예방 관리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요청한다”며 “바이러스 진원지의 책임자 이만희 총회장을 체포하는 것이 지금 검찰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박 시장의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만희 총회장을 살인·상해죄 혐의로 고발한 것은 정부 책임을 전가하려는 ‘정치적 행위’”라 지적한다. 민변 소속 권경애 변호사까지도 페이스북 계정에 “감염병 재난 정국에 튀어보려는 정치인들의 별별 공포스러운 쇼맨십이 난무한다”며 “사태의 책임을 지울 희생양을 찾는 현대판 마녀사냥식 폭력에 가깝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2일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을 강제로 조사하겠다며 경찰을 대동하고 경기도 가평에 있는 신천지 연수원을 찾았다. 역학조사를 계속해서 거부하면 현행범으로 체포하도록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이 지사의 행위에 대해 “확실한 업무능력”이라는 평가와 “정치적 쇼”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하지만 경찰총장(?)처럼 이만희 총회장을 잡으러 직접 가평까지 앞장선 것은 분명히 정치적 쇼에 가깝다.

이에 비해 안철수 국민당 대표의 대구동산병원 의료 자원봉사는 ‘신선한 정치행위’로 볼만 하다. 활동 기한을 정하지 않고 몸을 던져 봉사하는 안 대표가 국민을 위한 정치인의 모습이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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