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500명을 넘어선 1일 오전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 한 의료진이 온 몸이 땀이 젖은 채 팔을 벌리고 바깥공기를 쐐고 있다. 경북일보 DB
“PAPR(전동식호흡장치)가 부족해서 서로 양보하고 일하다가 쓰러지는 경우도 있었어요.”

민주노총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이하 의료연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입원한 격리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의 상황이라고 전했다.

4일 의료연대에 따르면, 코로나19 중증환자와 고령 환자들이 입원해있는 곳에서는 방호복이 필수다.

간호사들은 인공·산소호흡기 모니터, 환자 가래 뽑기, 체위변경, 환자들의 식사를 챙길 뿐만 아니라 기저귀 교체와 대소변 처리까지, 방호복을 입은 채 격렬한 노동을 벌이는 상황이다.

특히 환자가 위독할 경우, 인공호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의료진은 코로나19 에어로졸(기체에 분산된 매우 미세한 액체나 고체 입자 부유물)에 수시로 노출된다.

이에 의료연대는 코로나19는 에어로졸 감염 노출 위험도가 매우 높은데, 중증환자를 살피는 현장에서는 물품 부족으로 방호복과 PAPR 등을 아끼라는 지시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N95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환자 접점부서 직원들도 마스크를 한 번 더 사용하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3일 오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두 주먹 불끈쥐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경북일보 DB
의료연대는 부족한 물품을 아껴 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중환자가 머무는 병동은 환자를 안전하고 신속하게 처치하는 간호가 1순위라며 직원의 안전보다 물품을 아끼는 것은 오히려 치료환경과 직원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료연대는 또 대구시와 정부가 레벨D 세트 호보복을 9만5000개를 대구지역 병원 현장에 보냈고, 대구가톨릭대 의료원 현장에 500개, 경북대병원 본원에 300개, 칠곡경북대병원에 200개가 배분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구가톨릭대 의료원에서 간호사가 하루에 소진하는 보호복만 140여 개라며 파견 나온 간호사, 확진자 이송직원, 선별진료소 직원까지 포함하면 대구시가 일주일 동안 사용하라고 지급한 보호복은 현장에서 2∼3일 만에 소진할 수량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연대 관계자는 “보호복이 턱없이 부족하다. 중환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보호장비 부족으로 코로나19 환자 병동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환자·의료진의 안전이 우선이다”며 “대구지역 의료인들은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만큼, 병원현장에서 물품 걱정 없이 코로나19 환자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와 대구시가 방호 물품 추가 지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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