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4곳 대혼란…"공관위, 한치 앞도 못 보는 발표" 도마위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6일과 7일 양일간 대구·경북(TK) 지역 공천(단수 또는 경선)을 확정한 가운데 대다수 지역에서 이번 공천이 기준도 형평성도 없는 ‘잘못된 공천’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선거 때마다 미래통합당(전 자유한국당)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굳건한 지지를 보내준 TK 지역민의 의사를 무시한 채 김형오 공관위원장을 비롯한 몇몇 위원들이 마구잡이식으로 칼날을 휘두르며 공천이 아닌 사천으로 ‘현역 물갈이’를 감행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공천에서 대구지역은 불출마를 선언한(정종섭·유승민) 곳을 포함해 총 10곳 중 5명(주호영·김상훈·윤재옥·곽상도·추경호)을 공천했다.

하지만 경북은 의원직을 상실한(최경환·이완영) 2곳 포함 총 13곳 중 단 2명(이만희·송언석)만 공천하고 김정재(포항 북구) 의원은 경선을 붙이는 등 초선을 제외한 모든 현역을 컷오프 했다.

따라서 향후 경북지역을 대표할 현역의원은 고작 재선이 전부여서 국회는 물론 당내에서도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또 이 같은 공천 논란에 이어서 선거구 획정보다 후보자 발표가 앞서 나온 것에 대해서도 공관위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4·15총선에서 경북 북부권 4곳의 선거구 구역이 대폭 조정돼 후보자와 유권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경북일보

선거구역이 조정된 경북지역 4곳이 대혼란에 빠졌기 때문이다.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당장 4·15총선에 도입되는 선거구는 현재 경북 △안동(김광림), △영주·문경·예천(최교일), △상주·군위·의성·청송(김재원), △영양·영덕·봉화·울진(강석호) 이 △안동·예천, △영주·영양·봉화·울진, △상주·문경, △군위·의성·청송·영덕 선거구로 구역 전체를 조정했다.

앞서 공관위는 지난 6일 이들 지역구 현역의원을 모두 ‘공천 배제’하고 △안동-김형동(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 △영주·문경·예천-황헌(전 MBC 앵커) △상주·군위·의성·청송-임이자(비례의원) △영양·영덕·봉화·울진-박형수(전 대구고검 부장검사)와 이귀영(미국 연방 공인건축사) 경선 등 공천 후보자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출한 선거구역 변경 획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김형동(안동·예천) 후보는 예천시 유권자(공천자 황헌)들의 심판을 받게 됐고, 황헌(영주·문경·예천) 후보는 영주를 제외한 문경·예천이 아닌 영양·봉화·울진(박형수·이귀영 경선) 유권자들의 표를 받아야 한다.

또 임이자(상주·군위·의성·청송) 후보는 군위·의성·청송을 버리고 문경시(공천자 황헌)를 흡수하게 됐으며, 경선(영양·영덕·봉화·울진)을 벌이는 박형수·이귀영 후보는 영덕을 제외한 영양·봉화·울진을 버리고 군위·의성·청송(공천자 임이자)의 표밭을 누벼야 한다.

이처럼 공천을 받은 이들 4개 지역구가 완전히 뒤바뀌면서 후보자들은 물론 지역민들까지 통합당 후보자가 도대체 누구냐며 헷갈리는 상황이다.

이에 지역에서는 공관위의 섣부른 공천 후보자 발표가 유권자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며 바뀌는 선거구를 기준으로 공천을 원점에서 다시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공관위가 현역 물갈이에 집중하다 보니 선거구역 조정에 대한 문제점을 소홀히 한 것 같다”며 “조만간 이들 4개 지역구에 대한 공관위 회의를 개최해 공천후보자들의 지역을 재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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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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