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건립해 낡은 데다 엘리베이터도 없어"
"먼저 입주한 교인이 소개해 집단 거주한 것으로 보여"

7일 오전 다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 달서구 성당동 대구광역시종합복지회관 입구에 출입금지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코로나19 확진자 46명이 발생해 코호트 격리된 대구 달서구 한마음아파트에 신천지 교인 집단거주한 것과 관련해 권영진 대구시장은 “공무원이 특혜를 줄 여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개연성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권 시장은 8일 오전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공무원 관련 의혹을 제기한 기자의 질문에 “너무 성급하게 질문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1985년 건립한 한마음아파트는 낡은 데다 엘리베이터도 없어서 입주 희망자가 많지 않아 조례를 바꿔 입주 자격 요건을 만 33세에서 만 35세로 확대했는데도 147 가구 정원에 137 가구만 살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했다면 공무원이 특혜를 줬다고 말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런 여지가 있는 곳이 아니다”고 했다.

권 시장은 “결과적으로 신천지 교인이 다수 한마음아파트에 살게 된 것과 관련해 의혹 제기는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교인 일부가 먼저 입주해서 다른 교인들에게 소개하면서 다수의 교인이 집단으로 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마음아파트에는 모두 94명의 신천지 교인이 살고 있는데, 46명의 교인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신천지 교인이 아닌 일반 입주민과 아파트 안에 있는 대구시 종합복지회관 직원 44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8일 오전 기준 확진자 46명 중 9명은 병원에 입원했고, 14명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다. 나머지 23명 중 20명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 조치 됐고, 실거주지가 경산인 1명은 경북도에서 관리하고 달서구 다른 동에 사는 1명은 별도 공간에 격리 중이다. 1명은 지난 5일 완치돼 대구의료원에서 퇴소했다.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중인 입주민 중에 2인 1실을 사용하는 17명에 대해서는 별도의 임시보호시설로 이송 조치할 예정이다.

권 시장은 “복지관 직원과 일반주민이 감염되지 않을 것을 보면 신천지 교인들 내부에서 감염이 이뤄졌거나 예배 등 바깥 모임 등의 활동을 통해 감염된 사람들이 진단검사 날짜가 달라지면서 발견됐느냐의 문제를 질본 역학조사팀에서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며 “아마도 교인들 내부에서 전파 감염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한마음아파트에 사는 신천지 교인 확진자 46명 중에 31번 확진자가 예배를 본 2월 9일과 16일에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본 것으로 대구시는 파악하고 있다. 이들 모두 31번 확진자보다 최초 확진자 발생 시점이 늦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천지 대구교회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마음아파트에 거주하는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은 80명”이라면서 “대구시가 발표한 94명과 14명이 차이 나서 파악 중”이라고 했다. 이어 “교회 자체 조사 결과로는 한마음아파트 거주 교인 80명 전원 검사를 받았고, 양성 36명, 음성 41명, 결과 대기 3명으로 확인됐다. 해당 아파트는 신천지 대구교회의 거주시설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대구시가 한마음아파트의 집단 감염 사실을 알고도 역학조사와 발표가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 권 시장은 “하루 수백 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역학조사와 감염경로 파악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오히려 확진자를 병상으로 옮기는 게 급선무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복지관 직원의 제보 등을 통해 신천지 교인 집단거주가 의심돼 데이터베이스를 돌려보고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한마음아파트 거주 신천지 교인 확진자 46명의 직업을 모두 파악해 직장에도 출근상태와 추가 증상자 파악 작업을 했다”며 “46명 확진자의 최초 증상일 기준 유행 곡선을 그려서 자가격리 이전에 노출된 그룹과 격리 이후 서로 접촉을 통해 전파된 경우 등 2가지 부류의 전파경로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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