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동학 혜명학술원장

사마의는 위(魏·220~265)나라의 무제 조조, 문제 조비, 명제 조예, 애제 조방등 4대(代)를 보필하며 공을 세웠다. 이후 손자인 사마염(司馬炎·236~290)이 서진(西晉·265~316)을 세운 뒤에는 선제(宣帝)로 추존되었다. 나관중의『삼국지연의』제104회에는 ‘죽은 제갈량(181~234)이 산 중달을 쫓다’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여기서 쫓다는 도망가게 했다는 뜻이며, 중달이란 사마의(179~251)의 자로, 그 의미는 ‘죽은 제갈량이 살아있는 사마의를 놀라 도망가게 했다’는 것이다. 물론 역사적 사실과는 다른 소설이지만 이후 이 일화는 진실처럼 인구에 많이 회자되고 있다.

“죽은 제갈량이 산 중달을 쫓았다(死諸葛, 能走生仲達)”는 유명한 일화가 다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으로 인하여 다시 국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총선이 40일 정도 남은 시점에 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영하 변호사를 통하여 탄핵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친필 옥중서신을 국민들과 정치권에 내놓았다. 옥중서신은 “코로나 사태에 가슴이 아프다”면서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야당을 중심으로 힘을 합쳐 달라”는 내용으로 여러 갈래로 나눠진 보수전선을 미래통합당으로 뭉쳐서 총선에 임하라는 메시지였다. 총선을 앞둔 미래통합당과 자유공화당·친박신당 등은 일제히 환영하고 감사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반면에 범 좌파세력 및 북한은 일제히 비난의 목소리를 내어 공격했다. 이렇게 코로나 사태와 총선을 앞둔 이 시국에 촛불민심으로 탄핵까지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누가 불러들였는가?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3월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으로 탄핵됐으며, 20대 총선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국정농단 사건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 사건은 파기환송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정치권의 입장을 뒤로하고 인문명리학적으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1952년 2월 2일생인 박근혜 대통령의 사주팔자는 신묘년(辛卯年·토끼띠) 신축월(辛丑月·소달) 무인일(戊寅日·범날) 병진시(丙辰時)로 알려져 있다. 그의 일간은 넓은 들판이나 산을 상징하는 무토(戊土)로 매우 묵직한 성정이다. 오행상 구조가 축토월(丑土月·음12월)의 무토(戊土)를 기준으로 토3개(사주의 기준인 일간과 같은 오행인 비견과 겁재라는 십성)- 금 2개(자기의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는 상관이라는 직관력이 발달)-수 없음(재물창고)-목 2개(공직이나 이타적인 마음의 정관과 권력의지의 편관)-화 1개(운둔형이나 고독 및 전략적인 두뇌의 편인)가 있는 사주구조이다.

이번 4월 15일 총선은 좌파와 우파세력이 사활을 건 총칼 없는 전쟁으로 기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운명과 한국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선거가 될 공산이 농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선정국에서 두 번 크게 붙었다. 2012년 대선에서 처음으로 우파의 박근혜 후보와 좌파의 문재인 후보가 붙어 박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안철수 후보의 도움을 받은 문재인 후보를 108만표라는 제법 큰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두 번째는 2017년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당한 박 대통령에 의해서 장미대선이 2017년 5월에 실시되어 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어 집권 만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이후 문 정부는 코로나 사태와 대통령 취임사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약속 수십 개 가운데 유일하게 지키고 있는‘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 열정으로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현재 심각한 국정의 난맥상을 보여주어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가 큰 반향을 일으킬 조짐이다. 명리상으로는 경자년 경진월 무자일에 치러질 총선의 천기는 명리학상 문재인 대통령이 불리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천기는 유리해지는 상황으로 전개되어 총선의 결과가 주목된다. 죽은 제갈량의 신출귀몰한 전술이 살아있는 사마의를 도망치게 했듯이, 탄핵당하여 정치적 사형선고를 받은 한때‘선거의 여왕’이었던 옥중의 박 전 대통령이 살아있는 권력인 청와대의 문 대통령을 곤경에 처하게 할지는 이제 40여일 후에 판가름난다. 대한민국은 위대한 나라이다. 지혜로운 국민들의 선택이 더욱 더 요구되는 선거가‘코로나사태’속에 진행되는 총선 정국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