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다수 확진자 발생으로 코호트격리 조치된 대구 달서구 성당동 한마음아파트에서 육군 화생방사 현장지원팀 장병들이 방역작전을 펼치고 있다. 경북일보 DB.

대구시는 신천지 교인 94명 중 4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코호트 격리됐다 해제된 대구 달서구 성당동 한마음아파트에 대한 정밀한 역학조사가 불가능하다고 10일 밝혔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31번 확진자가 2월 9일과 16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봤는데, 한마음아파트 확진자들도 9일과 16일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감염병 전파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휴대전화 GPS 분석이 동반돼야 하는데 대구시로서는 정교한 역학조사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현재 우리는 고위험군 전파 차단에 방역의 초점을 두고 있어서 당장 파악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일일이 확인해서 답변하지 못한다는 것을 양해 바란다"며 "대구의 확진자가 이미 5600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역학조사 문제를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모두 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마음아파트에서는 지난달 19일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 46명으로 늘어나자 지난 5일 아파트 전체를 코호트 격리했다가 해제했으며, 전체 거주자 140명 가운데 94명이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대구시는 언론보도가 난 이후인 지난 4일에서야 대구시 종합복지관 측의 제보를 받고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정확한 확인이 이뤄졌다. 이를 두고 대구시가 늦장 대처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한마음아파트 거주자 중에 신천지 교인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을 두고도 공무원 개입 등의 의혹도 제기됐다. 권 시장은 "신천지 교인이 왜 한마음아파트에 다수가 거주했는지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지금의 방역대책과 거리가 멀다"고 했다. 

그러면서 "1985년 건립돼 낡은고 좁은 임대아파트여서 입주를 선호하지 않아 만 33세 이하의 자격 기준을 만35세로 완화해도 입주자 100%를 모집하지 못했다"며 "신천지 교인 중에 누군가 주변에 직장을 가진 여성이 값싼 아파트를 얻으려고 들어왔다가 다른 교인에게 소개하면서 불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권 시장은 "방역조치를 모두 마친 후에 공무원이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대구시 사업소인 종합복지회관이 운영하는 한마음아파트 집단발병에 대한 늑장 대응, 뒷북 발표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서면으로 동향 보고를 한 정황과 대구시가 이를 묵살했다는 의혹의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종합복지회관 공무원이 대구시 복지정책관실에 서면으로 동향보고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권 시장은 브리핑에서 지난 4일 데이터 분석 전에는 신천지 교인이 집단 감염됐다는 사실을 아무도 알 수 없었다고 설명한 사실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대구시는 4일이 아닌 8명과 7명의 감염자가 각각 발생한 1일과 2일에 이미 대구시가 심각성을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마음아파트의 집단 확진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해 시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대구시의 신뢰회복을 위해 지금이라도 종합복지관의 서면 동향보고, 보고날짜, 보고내용, 대구시 접수 및 보고 라인 등을 확인해 소상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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