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경제인들, 대구 온 집권 여당에 지역현실 전달
이낙연 "코로나19 상처 조기에 막겠다"…경제지원 약속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대구 북구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에서 열린 ‘대구중소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적 피해를 겪는 대구지역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외국인 노동자는 약국에서 마스크 살 수 있습니까?”

대구경북패션칼라조합 한상욱 이사장이 10일 대구를 찾은 이낙연 전 총리를 포함한 집권 여당 의원들을 향해 말했다. 중소기업들이 경제를 이끄는 대구지역에 외국인 노동자 비율이 높은 상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닥친 일선 현장의 애로를 그대로 전한 것이다.

이날 경북·대구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들을 대표하는 지역 경제인들이 대구 북구 한국안광학진흥원 8층 회의실로 모였다.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한 이 전 총리에게 지역 업계의 힘든 실정을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방역·예방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현재 마주한 현실일 뿐이었다. 참석한 경제인 대부분은 코로나19의 장기화와 향후 할퀴고 간 상처를 제대로 치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토해냈다.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 이석기 이사장은 코로나19 사태로 80∼90%의 섬유수출 비중이 급감해 소량만 움직이는 실정이라며 성수기인 올해 2분기까지 코로나19가 이어지면 올 한 해 장사를 망치는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또 섬유 영세업체들의 신용등급이 낮아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에서 따지는 신용등급을 맞추지 못해 대출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어음을 끊게 되고 이어 도산하는 업체까지 많이 생길 것이라고 걱정했다.

칠성종합시장연합회 박재청 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통시장이 최고의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박 회장은 “식당이 장사를 안 하니 시장도 장사가 안되고, 특히 물자 공급조차 안된다”며 “시장 전체를 열심히 방역하고 있지만, 그런다고 고객이 오질 않는다. 고민이다”고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대구 북구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에서 열린 ‘대구중소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적 피해를 겪는 대구지역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경제인들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경영안정자금 또한 하부조직으로 전달되지 않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지원금을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챙겨가면서 실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영세업자들까지 전달되는 지원금이 없다는 것이다.

이날 지역 업계가 강력하게 요청한 것은 실질적인 자금지원과 원활한 자금유통이다. 각 업계 대표들은 △경북·대구 추경 편성 비율 상향 조정 △신보·기보를 비롯한 은행권 대출 신용평가 기준완화 △중소기업·소상공인·영세업자 등 지역경제 하부조직까지 지원금 전달과 구체적인 창구 마련 △온누리상품권 일 년 동안 10% 공제 상시 적용 등을 집권 여당에 요청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각 업계 대표들이 요청한 사항에 일일이 답하며 지역에서 제시한 정책적 대안들을 정부와 상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에 자금이 직접 전달되는 문제는 역대 정부가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과제 중 하나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요구한 핵심 사항을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못할 것이 없을 것 같다. 오늘(10일)이라도 논의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자연재해와 사회재난이 벌어졌을 때 자연재해에 비해 사회재난이 회복속도가 일반적으로 빠르지만, 코로나19의 상처는 길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경각심을 가지겠다”며 “김부겸·홍의락 의원을 통해 지역 현안을 계속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