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에서 내가 나를 찾습니다
별이 건너간 어둠 속 하늘처럼
오래 전 잃어버렸던 한 영혼이
쌀알처럼 반짝이는 별 하나 찾습니다
별 같은 송곳니 하나 세웁니다
어깨 축 쳐진 한 사람이 지나가고
가랑잎 같은 얼굴이 지나가고
휠체어 탄 그림자가 지나갑니다
텅 빈 도시, 몸이 없는 도시
도성 밖을 서성이는 달그림자처럼
도성 밖으로 밀려난 한 사람 절뚝이며 갑니다
상징과 은유가 죽음처럼 깔려 뒤뚱거리는
대형 병원 앞 근처
어깨 휘어진 달그림자 속에서
나뭇잎사귀들은 푸른 귀를 흔들고 서 있습니다
어둔 그림자들이 아우성칩니다
푸른 은하가 도성을 건너갑니다


<감상> 현실적인 나가 본질적인 나를 찾아나서는 장면은 윤동주 시인의 모습을 닮아 있다. 하지만 도시적인 감각과 참신한 비유를 구사함으로써 색다르게 형상화되어 있다. 현실적인 나는 도성(도시)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상태에 있다. 진정한 나를 잃어버린 채 가랑잎 같은 얼굴과 병든 그림자가 따라 다닌다. 예전에 열정과 순수를 간직한 자아는 쌀알처럼 반짝이는 별이었기에 이를 되찾기 위해선 성찰할 수밖에 없다. 별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우물이 아닌가. 누구나 진정한 자신을 찾고자 별 같은 송곳니 하나 세우며 살아가지 않나.(시인 손창기)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