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끼니 해결 소비자 늘어…신선식품 등 식재료 판매 껑충
즉석조리제품도 덩달아 증가…외식업체 침체는 갈수록 심각

코로나19 영향으로 신선식품·가정간편식(HMR) 등 식재료 판매가 늘면서 대형마트가 뜻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직장인들의 재택근무와 개학이 3주 이상 미뤄지면서 집 안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외식업체 손님은 3분의 2 가까이 줄어드는 등 타격이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집밥 식재료 판매 껑충.

이마트에 따르면 대구·경북 15개점 기준 지난달 19일부터 지난 9일까지 식재료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0~30% 증가해 불황 속 매출 신장의 물꼬를 터 주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요리에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계란은 41.2% 나 더 팔렸고, 양파(32.2%)·당근(28.5%)·감자(10.9%)의 판매량도 늘었다.

식탁 메인 반찬 재료인 고등어·삼치·돼지고기·김치 등의 판매량도 증가했다.

고등어는 42.9% 삼치는 27% 늘었고, 돼지고기 역시 11.2% 매출이 증가했다.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쌀과 김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20.8%, 49.0% 씩 증가해 집에서 밥을 먹는 비중이 늘었다는 것을 반증했다.

망고(20.9%) 사과(19.4%) 등 과일류 역시 매출이 신장했다.

홈플러스 죽도점의 경우 2월 한달 간 대파(110%)·무(70%)·당근(60%)·양파(58%)·고구마(57%)·오이(47%) 등 기본 채소류가 특히 잘 팔렸다.

가정 내 대표 식재료인 계란(30%), 두부콩나물(28%), 도시락김(27%) 매출도 증가했다.

권주언 홈플러스 죽도점장은 “개학 연기와 재택근무 등으로 가족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정 내 식재료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 가정간편식이 대세.

가정간편식(HMR)과 반찬류를 찾는 고객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홈플러스 죽도점의 가정간편식과 이마트 간편가정식 브랜드인 피코크 매출이 각각 35%·24.8% 증가했다.

위메프 역시 1월 28일부터 2월 27일까지 가정간편식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0% 신장했다고 밝혔다.

피코크의 경우 집에서 간편하게 데우기면 하면 먹을수 있는 냉동만두(162.7%)와 팬케이크, 크로와상 등의 냉동디저트(55.2%)가 잘 팔렸고, 냉동편의식(51.6%), 냉장편의식(30.8%)의 판매량도 증가했다.

이마트는 카레·짜장·죽 등이 포함된 즉석식품(67.7%)과 냉동계육·까스(35.9%), 햄·소시지(18.4%)가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대구에 거주하는 주부 남광희(34) 씨는 “코로나19로 개학이 미뤄지면서 아이들과 하루 세끼 모두 집에서 해결하고 있다”며 “조리시간이 길거나 손맛 보장이 힘든 요리는 간편가정식을 이용하는데 생각보다 가족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 담당은 “과거 대표적인 반찬이었으나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횟수가 줄며 주춤했던 고등어, 삼치 등의 매출 역시 전년동월 대비 20%가량 늘었다”며 “모든 먹거리를 집에서 해결해야 되는 주부들이 상차림에 부담을 느껴 집밥 못지 않은 간편가정식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업소 600곳을 대상으로 지난달 25∼28일 방문·전화 면접조사한 결과 전체 업체 누적 고객 감소율이 59.2%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주 3차 조사에서 고객 평균 감소율이 32.7%였던 것과 비교하면 1주일 만에 고객 감소 폭이 26.5%포인트나 커진 것이다.

평균 고객 감소율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상권이 66.8%로 가장 높았다.

업종별로 보면 한식의 고객 감소율이 64.1%로 가장 높았다. 일식·서양식과 치킨 전문점은 각각 55.2%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전국적으로 불안감이 심화했고,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외식소비심리 또한 급격히 위축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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