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마스크 제작·성금전달 등 개인·기관단체 기부 잇따라
품귀 현상 장기화에 '큰 힘'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마스크부족현상이 나타나자 포항지역의 뜻있는 소상공인들이 모여 마스크를 직접 제작하고 무료로 나눠주는 아름다운 기부가 이뤄지고 있다. 4일 포항시 남구 대이동 건물 1층에서 여의패션디자인학원(원장 이상임)과 작품한땀옷만들기공방(대표 장지연)대표들과 직원들이 한땀한땀 마스크를 제작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4일부터 매주 월, 수요일 오후 1시 마스크부족을 겪는 시민들에게 1인 2매씩 나눠주고 있다. 이은성 기자

장기화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마스크 구하기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이웃을 위한 마음으로 ‘마스크 나눔’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져 온정을 느끼게 하고 있다.

포항시 북구 청하면 자생단체와 기업체 대표 10명은 9일 면민을 위해 600만 원 상당의 마스크 6000장을 기부했다.

이들은 고령화와 농번기 등 어려운 여건으로 부족한 마스크를 사기 힘든 면민을 위해 청하면행정복지센터와 협의해 대규모로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 업체와 연결해 마스크 물량을 대량 확보했고, 십시일반 성금도 냈다. 기증받은 마스크 6000장은 청하면 2700여 전 세대에 마을 이장을 통해 공평하게 배분됐다.

나눔에 참여한 신포항농협 편해원 조합장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방역에 힘쓰는 자생단체 회원과 행정기관을 돕기 위해 힘을 합쳐 마스크 나눔을 했다”며 “일일이 사기 힘드신 어르신과 주민들에게 작지만 큰 힘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면 마스크를 직접 만들어 품귀 현상 해소에 도움을 주려는 이들도 늘고 있다.

포항시 남구 대이동 소재 ‘여의패션디자인학원’과 이웃한 ‘작품 한땀 옷만들기 공방’도 그곳 중 한 곳이다.

각각 고용노동부 훈련기관과 일반생 교육을 위한 공간인 이 들은 지난달 22일부터 정부 권고로 훈련은 중단됐지만,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재봉질로 마스크를 만들어 나누고 돕자’는 마음으로 교육생 봉사자와 직원·대표들이 의기투합했다.

지난달 말부터 현재까지 학원·공방에서는 물론 집으로도 천을 가져가 한땀 한땀 마스크를 만들어 매주 월·수요일 오후 1시 무료로 나누고 있다.

지난 9일 하루에만 200장, 지금까지 1500장을 훌쩍 넘는 면 마스크를 시민에게 나눴다고 한다. 3중으로 된 면 마스크이지만, 혹 불안한 분들은 필터도 따로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임 여의패션디자인학원 원장은 “시민의 한사람으로 할 수 있는 역량껏 돕고자 마음으로 시작한 일인데, 예상보다 더 많은 분이 찾아 놀랍고 보람을 느낀다”며 “체력적으로 다들 힘들어해도, 전해지는 응원의 목소리와 사랑의 간식 등에 힘을 내고 있다. 큰 성금이나 원단을 전하려는 이들도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직접, 마음에서 정성껏 한다’고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고 했다.

포항 청하면 자생단체와 기업체 대표들이 9일 청하면민을 위해 600만 원 상당의 마스크 6000장을 기부한 후 손하트를 그리고 있다.북구청

포항시자원봉사동아리연합회도 천연 염색을 비롯해 재능기부를 통한 지난달 17일부터 2500여 개의 재활용이 가능한 면 마스크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영천시의 교육문화센터와 가래실마을 소재 공예체험장서도 수강생 재능기부자와 자원봉사자 등이 힘을 합쳐 면 마스크를 제작, 지원에 힘을 보탰다.

유명 연예인과 지역 출향 인사 기업도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착한 마스크 나눔에 동참하고 있다.

구미 출신 가수 황치열의 홍콩 팬클럽 HK치여리더와 한국 팬카페 치열사랑이 구미 지역 취약계층인 중증장애인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써달라며 마스크 1만1000매(2000만 원 상당)를 9일 기부했다.

봉화 출향기업인 ㈜톱텍(대표이사 이재환)도 지난 5일 봉화군민을 위해 2억 원 상당의 마스크를 군에 기부했다.

톱텍이 기부한 총 10만430장 마스크는 5일 봉화읍을 시작으로 10일 6개면, 16일 3개면과 군내 기관 순으로 마스크 전량을 배부할 예정이며 해당 읍·면을 통해 개인별 3매씩 군민 모두에게 전달된다.

또 앞서 경북도는 지난달 29일 한화그룹이 마스크 7만5000장, ㈜에이치디메디스가 소아용 마스크 2만3900장를 도에 기부해 이를 도립의료원과 시군 보건소, 광역아토피·천식교육지원센터에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에도 대구 시민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마스크를 비롯해 체온계, 간식 등 사랑의 물품이 전달된 것을 지난달 말 의료원 공식 SNS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또 SNS에서는 ‘다른 분들을 위해 저에게 배당되는 마스크를 구입하지 않겠다’는 공개 약속을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한편 경북과 대구에는 마스크 나눔뿐만 아니라 따뜻한 마음에서 나온 착한 임대료 운동, 음식 봉사, 재능 기부 및 개인과 기관 단체 성금 또한 잇따르면서 코로나 19로 위축되고 있는 지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며 따뜻한 정(情)을 느끼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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