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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꽃피는 봄은 온다
[데스크칼럼] 꽃피는 봄은 온다
  • 황기환 동남권 본부장
  • 승인 2020년 03월 15일 16시 04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3월 16일 월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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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환 동남권 본부장
황기환 동남권 본부장

경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마지막으로 발생한 지난 6일 오후.

보문관광단지 내 한 리조트 앞에서 경주시청 공무원 네댓 명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 리조트가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된다는 소문을 듣고 몰려든 인근 펜션 업주들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모였다.

업주들은 보문단지 내 농협경주교육원이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된 데 이어 리조트까지 추가로 지정되는 것을 반대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이들의 동태를 조용히 살피던 공무원들은 어느 순간부터 목소리를 높이며 웅성웅성 떠들기 시작했다.

좀 더 시간이 지나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생활치료센터 지정과 관련해 의견이 찬반으로 엇갈렸기 때문이다.

찬성측은 시민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도 안타깝지만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자칫 이웃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는 이기적인 시민이라는 소릴 들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대측은 상당수 시민이 관광산업으로 생업을 유지하고 있는 지역 특성상 생활치료센터 추가지정이 관광도시 경주 이미지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생활치료센터 추가지정 논란이 가열되자 경주시의회도 서둘러 특별담화문을 발표했다.

시의회는 보문단지에 센터가 추가로 지정되면, 봄날에 벚꽃이 피고 각종 축제를 열어봐야 아무도 찾지 않는 유령도시로 변모하기 때문에 재고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이 리조트는 생활치료센터 지정에서 배제됐으며, 그 후 현대자동차 연수원이 추가 센터로 지정됐다.

이번엔 인근 주민들이 빠른 쾌유를 비는 현수막을 내걸며 따뜻한 마음으로 지정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글로벌 관광도시 경주시민에게는 고통분담 차원을 뛰어넘는 커다란 아픔으로 다가왔다.

더욱이 지역에서는 주춤한 확진자 발생 추이가 전국적으로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입는 경제적 타격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여기에다 각종 박물관과 전시관이 휴관을 하고, 이맘때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던 다양한 관광시설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지역 최대 축제 중 하나인 벚꽃축제를 비롯한 수많은 축제와 행사도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늘 젊은이들로 붐볐던 황리단길은 물론 시가지 대부분이 적막강산이나 다름없는 모습이다.

한반도에서 일어난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부터 입은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업소들 상당수가 휴업에 들어가면서 또다시 패닉에 빠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코로나19가 언제 완전히 종식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비싼 임대료를 까먹으면서 무작정 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이번 기회에 국제적인 관광도시민으로서 지역 관광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방안을 모색하면서 코로나가 지나간 후를 대비해 보자.

아름다운 관광지를 좀 더 아끼면서 관광업계 모두가 상생할 수 있도록 미리미리 준비하는 시간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멍에처럼 짊어진 질 낮은 음식과 바가지요금, 불친절한 도시란 불평불만이 사그라들도록 다양한 방안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경주는 남들이 갖지 못한 보석같이 소중한 문화유산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머지않아 봄이 오면 고도는 전국 최고의 아름다운 벚꽃 궁궐로 변하게 된다.

봄꽃이 아니라도 경주 관광지는 사시사철 몰려든 관광객들로 아름다운 꽃동네를 이루는 희망이 넘치는 곳이다.

코로나19 사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어 2천년 역사도시의 자부심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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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환 동남권 본부장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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