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주호영 '빅매치' 성사 속 컷오프 반발 이진훈 무소속 출마
지역정가 "주 의원에 곱잖은 시선 지지층 분산땐 탈환 가능성 낮아"

왼쪽부터 미래통합당 주호영 의원,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대구 ‘정치 1번지’ 수성구에 야권 후보들이 대거 몰리면서 보수층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현역으로 버티고 있는 수성갑 선거구에는 총 3명의 야권 주자들이 본선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돼 보수표 분산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수성갑은 앞서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주호영(수성을) 의원을 현역 김부겸 의원의 대항마로 단수 공천하면서 다선 의원 간 ‘빅 매치’ 구도가 그려지는 등 지역 정치권으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았다.

주 의원은 본보와의 지난 통화에서 “기존 수성구갑 예비후보들을 지지한 주민들에게서 불만이 많지만, 반대로 지지하는 전화를 받기도 한다”면서 “선거구로는 수성구갑·을로 나뉘어 있으나 행정구역은 하나이고, 선거는 나라 방향을 둘러싼 대결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심판은 유권자들이 할 것”이라고 수성갑 탈환 의지를 드러냈었다.

하지만 해당 지역구에서 활동했던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은 공천배제에 반발했고, 공천 재심청구와 함께 무소속 출마를 시사하다 15일 현 상황에 따라 부득이 무소속 출마를 결행하려 한다고 의사를 밝혔다.

이 전 청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상당수의 보수표가 분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예비후보활동 당시 지역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았고, 지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두 차례 지역 수성구청장을 역임했던 경력 또한 통합당 당원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에게까지 지지를 얻은 것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이 전 청장은 “주 의원은 지난 2016년 수성구을이 여성우선추천지역(전략공천)으로 선정되자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었는데, 당시 의리를 지켜달라는 주 의원의 부탁을 받았고 지켰다”며 “이번 총선에도 주 의원과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수성을이 아닌 수성갑으로 출마를 준비했으나 주 의원은 우선 추천지역이라는 같은 방식으로 공천을 가로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의 제단 앞에 소인배 정치청산을 위한 십자가를 지고 4·15 총선에 반드시 출마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곽성문 전 국회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주호영 의원을 심판할 것이라며 친박신당 대표로 수성갑에 나설 의지를 최근 나타냈다.

친박신당은 홍문종(경기 의정부시을) 의원이 우리공화당에서 제명된 이후 만든 신당으로, 수성갑에 나선 곽 전 의원이 친박성향을 띈 보수층의 표를 적잖게 가져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수성갑에서 지지층을 다졌던 이진훈, 정상환, 정순천 3명의 예비후보들이 보였던 깨끗한 선거활동으로, 이들의 경선을 기대했던 여론이 정말 컸었다”며 “행정구역상 하나라고 하지만, 주 의원에 대한 고까운 시선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곽성문 전 의원보다는 이진훈 전 구청장이 상당수의 표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며 “불만 여론과 지지층이 분산되는 선거전이 치러지면 아무래도 보수의 수성갑 탈환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