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인적, 물적 피해가 큰 대구 전 지역과 경북 일부 지역이 특별재난지역(특재지역)으로 선포됐다. 경북에는 경산, 청도, 봉화 지역이 포함됐다. 대구·경북 지역민 입장에서는 불행 중 다행한 일이지만 특재지역에서 제외된 경북의 여타 도시들의 불만이 높다. 반쪽 특재지역 선포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감염병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건 이번이 역사적으로 처음이고, 그야말로 특별한 일이지만 정부가 행정편의주의식의 지원책을 낸 것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이번에 특재지역을 선포하면서 정부가 ‘피해 상황에 따라 추가 지정도 검토하겠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지금 당장 한 모금의 물이 우선 급한데 ‘한강에 가서 물 길러다 주겠다는 식’이다.

정부는 확진자와 사망자가 집중된 지역을 골라 특재지역으로 지정했지만 경북 전역의 상황이 다르지 않다. 대구와 경북의 확진자 수가 줄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 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구와 경북은 연대의식을 갖고 서로 병상을 나누고, 환자를 돌보며 미증유의 괴질과 한판 싸움을 벌이고 있다. 포항과 안동 등 경북지역 곳곳의 의료원에는 대구와 경북지역 확진자들을 수용해 의료인들은 물론 지역민들이 합심해서 이들이 무사히 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

또한 이번에 특재지역에서 빠진 경북 지역민들도 대구 못지않은 불안과 긴장 속에 쥐죽은 듯이 움츠려 있다. 경북 포항의 번화가였던 쌍룡네거리나 이동 상가에도 어둠이 내리면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지경이다. 젊은이들과 인파가 줄을 잇던 지역인데 저녁이면 도로가 텅 비고, 배달 오토바이만 가끔 씩 지나다닐 정도로 휑하다. 이 같은 상황이 벌써 한 달이 넘었다.

비단 포항 뿐 아니라 경북 전 지역이 마찬가지다. 시·군민들의 소비활동이 중단되다시피 하다 보니 음식점들도 묻을 닫고 영업을 일시 중단하고 있다. 시·군민은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와 외출·이동의 자제하는 근신생활을 하고 있고, 자영업자들도 생계가 달린 가게 문을 걸어 잠그고 있는 것이다. 경북지역 시·군민 모두가 코로나19와 한판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북도가 코로나19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카드사 가맹점 매출 빅데이터를 분석해 보았더니 가맹점 매출액이 3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전 지역 주민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이 멈춰 서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피폐해진 경북 지역민이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게 국가 차원의 신속하고 과감한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정부의 경북 전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추가 지정이 절실하다. 엄청난 재난 앞에 대구·경북 지역민들은 그야말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은)이다. 정부는 특별재난지역 추가 선포로 경북 지역민들이 ‘희망의 봄’을 맞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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