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에볼라출혈열·말라리아·신종플루·에이즈 치료제 등
일본 후생성 "내달 임상연구 결과 정리되면 빠르면 5월에 승인"

아비간[연합뉴스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각국이 노력하는 가운데 일본에서도 애초 다른 용도로 개발된 복수의 약품이 임상 시험에 투입되고 있다.

17일 일본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6가지 정도의 약품이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투입되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천식 치료에 사용되는 흡입 스테로이드약인 시클레소니드(Ciclesonide, 상품명 ‘오르베스코’)를 가나가와(神奈川)현립 아시가라카미(立足柄上)병원과 아이치(愛知)의대 연구팀이 코로나19에 감염된 60∼70대 남녀 3명에게 사용해 효과를 거둔 사례가 보고돼 있다.

이 약품이 염증을 억제하면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당국이 10명 정도의 환자에게 사용 중이라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전했다.

에볼라 출혈열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Remdesivir)에 대한 실증도 진행 중이다.

일본 국립국제의료센터는 미국 등이 약의 효과와 안전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하는 공동 임상시험에 참가해 효과를 검증 중이다.

3월 16일 현재 환자 9명에게 투여했다.

말라리아 치료 약으로 개발된 황산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 Sulfate, 상품명 플라케닐)도 후보로 거론된다.

당뇨병 때문에 인공투석을 받는 60대 남성이 38도 이상의 발열이 있었는데 이 약제를 투여하고 사흘 후 열이 내렸고 폐렴 증상도 개선했다.

이후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퇴원할 전망이라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일본 의료 당국은 일본 후지(富士)필름 자회사 후지필름도야마(富山)화학의 신종플루 치료제인 ‘아비간’(일반명 Favipiravir)도 환자에게 투여하고 있다.

앞서 이의경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이 약품을 수입하는 특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치료를 맡은 주치의 등으로 구성된 중앙임상위원회는 아비간을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할 만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최근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에게 투여하면 태아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환자에게 항에이즈(HIV) 약인 ‘칼레트라’(Kaletra)도 투여하고 있다.

아비간이나 칼레트라는 바이러스 증식을 저지하는 효과가 기대되지만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아비간은 70∼80명에게 투여했으나 이미 바이러스가 증식한 사람에게는 별로 효과가 없다. 칼레트라도 마찬가지”라고 의견을 밝혔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도쿄대 의과학연구소가 췌장염 치료제로 일본에서 승인된 나파모스타트 메실산염(Nafamostat Mesilate)을 코로나19 환자에게 시험 투약할 것이라며 이 약이 새로운 후보라고 17일 보도했다.

이들 약품은 애초에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개발된 것이 아니며 본격적으로 사용하려면 당국의 승인이 새로 필요하다.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4월 중에 임상 연구 결과가 정리될지 모른다. 승인은 빨라도 5월 정도다. 다만 연구 결과가 늦으면 승인은 더 늦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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