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탄 채 물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받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비즈니스 모델은 창안된 지 오래됐다. 최근 코로나 19 선별진료소의 효율적인 검사에 도입되면서 새로운 방식처럼 이야기하지만 1930년, 미국 은행에서 처음 도입됐다. 세인트루이스의 그랜드내셔널은행이 방범창을 통한 입금 창구를 연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1947년 미국 고속도로변의 한 햄버거 가게가 음식점으로는 처음이라는 설도 있다. ‘드라이브 스루’는 사용되는 곳에 따라 ‘승차 구매’, ‘승차 진료’ 등으로 경우에 맞게 풀이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은 화생방 생물테러가 발생했을 때 약품을 배분할 때 쓰는 방식이기도 하다. 생물테러가 발생하면 밖에서 머무는 것이 위험하기 때문에 차를 타고 온 시민에게 차창으로 약품을 전달하면 바이러스 등에 노출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진료 현장에 도입된 것도 여기에서 힌트를 얻었다.

드라이브 스루 진료는 환자를 신속하게 검사하는 동시에 의료진의 안전에도 적합한 방식이다. 일반 진료소에서 20~30분 걸리는 문진과 체온 측정, 검체 채취를 10분 안에 끝낼 수 있어서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가 전국에 70여 곳 운영되면서 코로나19 검사의 효율이 크게 높아졌다. ‘혁신 아이디어’라며 미국과 영국, 독일 등이 이 방식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피해가 가장 큰 대구의 한 식당은 숯불돼지갈비와 된장찌개, 상추·쌈장·마늘을 포장해 햄버거나 커피 가게처럼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팔고 있다. 지난 주말 포항 호미곶 해맞이광장 입구에서는 강도다리 회를 포장해 팔기도 했다. 손님들이 몰려 300㎏의 강도다리회가 3시간 만에 동났다. 포항시립도서관과 영천시립도서관은 ‘북 드라이브 스루’로 책을 대여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유통과 서비스 부문의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 내게 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교회 결혼식과 일본 나가노현의 장례식도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치러졌다는 소식이다. 전쟁이 과학의 발전을 촉진하듯이 코로나19 사태가 생산이나 유통의 혁신을 부르는 촉매가 되고 있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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