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 스그러들자 지역 상경기 조금씩 회복 조짐
"방역작업 철저" 현수막 내걸고 SNS에 자율휴업종료 알리기도
감영 우려에 단체모임은 자제…대구는 여전히 손님 발길 뜸해

18일 포항영일대해수욕장 거리에 ‘매일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식사를 해달라’는 상가번영회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지역 상경기도 조심스럽지만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직 방심하기는 이르지만,코로나19 영향으로 자영업자·골목상권 피해가 심각한 만큼 자율 휴업을 풀고 하나둘 문을 열고 있고 손님 발길도 조금씩 늘고 있다.

다만 전반적으로 단체 모임은 여전히 자제하는 분위기이며, 코로나19의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대구는 회복의 정도가 ‘온도차’를 보이며 아직은 미미했다.

포항 쌍용사거리(쌍사)에서 육회·뭉티기 등을 파는 음식점 고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3주간 자율적 휴업을 끝내고 지난 12일 문을 다시 열었다.

김수연 대표는 “코로나19 여파가 어느 정도 진정세를 보이는 것도 있지만, 직원 월급과 가겟세 등 들어갈 돈은 워낙 많아 다시 문을 열었다”며 “하루 10팀 정도가 방문하는데 가게 규모나 인력에 비해서는 많이 부족해 힘들다. ‘고난의 행군’을 빨리 끝내고 예전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18일 포항 영일대해수욕장과 설머리물회지구 거리에도 ‘전 상가는 방역작업을 철저히 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찾아주세요’라는 현수막을 상인회에서 내걸며 생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18일 횟집이 밀집한 포항 설머리물회지구 거리에 “모든 업소가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손휘준 설머리물회지구 회장은 “커플과 가족 단위를 중심으로 조금씩 손님을 늘고 있지만, 단체 손님은 아직 없다”며 “모든 횟집이 매일 방역을 하고 있고, 곳곳에 소독제 비치는 물론 불가피한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식탁을 지그재그로 놓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영일대나 쌍사에서 술집·음식점을 하는 이들은 사회관계망(SNS)를 통해 자율 휴업을 마치고 주말 다시 문을 열었거나 수시로 방역을 하는 점을 강조하며 손님을 한 명이라도 더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미시 송정동에 있는 한 음식점도 지난 9일부터 문을 열었다.

이 음식점은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지난주 문을 닫았다.

예전 같지는 않지만, 점심·저녁으로 식사하는 손님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음식점 주인은 설명했다.

이 음식점뿐만 아니라 구미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던 2월 말에서 3월 첫 주째 문을 닫았던 음식점들은 지난주부터 조심스레 하나둘 문을 열고 있다.

영천공설시장도 지난 13일부터 각 상점이 문을 열고 장사 중이며, 5일장인 17일 오랜만에 시민들이 장을 보러 나와 약간 시장통 활기가 느껴졌다.

영천은 10일째 확진자가 없어 가족 단위와 젊은 청춘남녀들이 조금씩 식당과 술집, 커피숍을 이용하는 등 예전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다만 단체모임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극히 자제하는 분위기다.

포항의 한 등산 동호회원은 “자율적으로 친한 사람들끼리 등산을 가긴 하지만, 관광버스를 빌려 50~100명 대규모 시산제 등 단체 모임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한 모임과 축제·행사가 거의 없다 보니 행사대행업계에서는 고사 위기에 빠졌다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대구에서도 일부 상점과 가게 등은 속속 문을 열고 있으나, 찾아오는 손님은 거의 없는 상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폭 줄어들기는 했으나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높다. 17일 오전 현재 대구지역 확진자는 전날보다 32명이 증가한 총 6098명.

확진자 증가에서 여전히 전국 1위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시민들은 아직 마음 놓고 외출을 할 수 없는 입장이다.

대구시도 ‘328 대구운동’을 하면서 3월 말까지 모임이나 행사를 자제하면서 2m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켜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 동성로를 오가는 시민들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이 흐른 18일 대구 중구 동성로를 시민이 오가고 있다. 연합

대구 시내 중심가 동성로 지하에 있는 대규모 상가 밀접 지역인 대현 프리몰. 이곳에 있는 매장은 모두 125개. 대현 프리몰은 코로나 19 여파로 한동안 자체적으로 문을 닫았다가 지난 9일 다시 문을 열었다. 그로부터 1주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가게 문을 연 곳은 채 절반도 안 된다.

대현 프리몰 관계자는 “매일 오전 11시에 확인을 하는데 문을 연 곳이 30%, 오후에도 50%가 채 되지 않는다”면서 “가게주인들이 코로나 19 때문에 문을 여는 게 아직 두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주말에도 비슷한 현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행인들도 상가를 지나칠 뿐, 정작 상점을 찾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박무환·손석호·박용기·권오석 기자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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