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홍준표 이어 정태옥도 '무소속'…경북 백승주·김석기 가세 예정
부·울·경까지 확대 가능성 높아…TK·PK 보수표 분산 우려 현실화

대구·경북(TK) 지역을 중심으로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현역 의원들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가 잇따르면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총선 정치판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통합당 ‘텃밭’으로 여겨져 온 TK에서 시작된 무소속 출마 바람은 부산·울산·경남(PK)을 비롯해 전국 곳곳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보수표 분산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수도권 중도층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천이 아닌 사천’ 논란을 지적하며 선대본부장직 제의를 거절하면서 적어도 수십만 명의 중도 표심이 날아갔다는 지적이 일면서 통합당의 21대 총선거 승리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공천에서 컷오프(공천배제)된 정태옥(대구 북갑) 의원은 18일 대구와 국회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정 의원은 이날 경북일보와의 통화에서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의) 이번 공천은 원칙 없는 사천이며, 보수의 정체성 흔드는 공천, 대구·경북을 철저히 무시한 공천”이라고 규정하며 “당에서 잘못된 결정을 했으니, 대구 북구 주민들로부터 직접 심판을 받아보겠다”고 말했다.

TK 현역 의원 가운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것은 지난 13일 곽대훈(대구 달서갑) 의원에 이어 정 의원이 두 번째며, 김규환(비례, 대구 동구을) 의원도 무소속 출마 의지를 밝혔다.

또, TK 출신 ‘대권 잠룡’으로 불리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전날(17일) 대구 수성을 지역에서 “저 홍준표를 살려줄 곳은 오직 내 고향 대구뿐”이라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경북에서도 백승주(경북 구미갑)·김석기(경주시) 의원이 경선 중단을 요구하며 당 공관위의 최종 결정을 지켜본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오랫동안 지역을 누벼왔지만 ‘낙하산 공천’으로 경선기회조차 갖지 못한 다수의 예비후보들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거나 무소속 후보연대를 추진하고 있다.

TK 이외 지역에서는 앞서 김태호 전 경남지사(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와 윤상현(3선·인천 미추홀을)·권성동(3선·강원 강릉) 의원 등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이주영(5선·경남 창원마산합포)·김재경(4선·경남 진주을) 의원도 조만간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처럼 TK를 중심으로 공천 반발이 확산 되면서 정치권의 시선은 무소속연대와 무소속 바람이 불지에 쏠리고 있다.

우선 무소속 연대 움직임은 매번 선거철마다 반복됐지만 구심점 역할을 맡는 인물이 없거나 역량이 부족해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 TK 총선의 경우 홍준표라는 거물이 중심에 있어 가능성이 있지만 홍 전 대표는 일단 무소속 연대를 거부하는 모양새다.

반면, 무소속 바람은 거세게 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이 얼굴도 모르는 서울 TK를 낙하산 공천으로 내려 꽂으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당원들은 물론 주민들까지 “대구·경북민의 자존심을 짓밟았다”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부 지역에서는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이 ‘낙하산 인사’가 아닌 지역을 잘 아는 무소속 후보를 도울 가능성도 높아 향후 경선결과와 당 최고위의 최종 공천자 발표에 따라 분위기가 엇갈릴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대구 수성을 지역의 경우 여성 경제전문가로 꼽히는 이인선 전 경제자유구역청장이 정상환 후보와의 경선 결과에 따라 19일 공천을 받게될 경우 홍 전 대표와의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향후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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