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정상 시행 어려워…수행평가 등으로 성적 산출
입시 전문가 "차분히 계획 세운 뒤 실천하는 것 중요해"

‘수능 시계’도 멈췄다 18일 서울 용산고등학교 3학년 교실 앞에 지난해 대입 일정 관련 달력이 부착돼 있다. 3학년 교실의 책걸상은 시험일처럼 분단별로 일렬로 줄지어 배치돼 있다. 개학 뒤에도 수업 중 학생간 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학교측의 조치다. 연합
개학 연기로 비상 걸린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에게 입시 전문가들은 차분히 계획을 세운 뒤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교육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신학기 개학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다음달 6일 개학하기로 결정했으며 대학입시 일정 변화도 논의 중이라고 발표했다.

개학 연기로 지금까지의 일정이 모두 변경될 가능성이 높아 고3 수험생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학입시 일정과 관련된 수험생들의 대비전략도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2학년까지의 학생부 성적과 수능 모의고사 성적을 분석, 수시와 정시 집중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수시 중에서도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 논술전형 중 어느 전형이 유리한지도 고려 대상이다.

학생부는 작성 기준일자가 8월 31일인데 이 일정을 지키기가 쉽지 않게 됐다.

우선 중간고사를 정상적으로 시행하기 어려워 일부에서는 지필고사보다 수행평가나 과제물 위주로 성적 산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수행평가나 과제물의 경우 적성평가적인 요소가 강해 수험생 간에 점수 차가 크지 않다.

다만 기말고사는 정상적으로 치를 수가 있어 기말고사 결과가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대구시교육청은 지필고사를 반드시 치르겠다는 입장인 만큼 중간·기말 고사 사이 기간이 짧을 수 있는 것도 대비해야 한다.

봉사활동이나 동아리활동, 경시대회 참여 등도 미리 계획을 세워서 준비해야 한다.

수험생들은 개학 전까지 학습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간·기말 고사는 물론 수능도 EBS교재와 인터넷 강의를 통해서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올해도 고3 수험생 수가 5만여 명 줄어들고 수능에서는 재수생들이 강세를 보이는 만큼 재학생들은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맞추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지금은 모든 조건이 비슷하기 때문에 특별히 나만 불리하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며 “수능시험이 연기되더라도 채점 일정을 조금 줄이면 전체 입시일정 진행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개학연기 발표문 원고에는 ‘(대입 일정 조정안 검토 결과를) 개학일 전 추후 말씀드리겠다’는 문구가 담겨있었으나 발표 전 삭제됐다.

다만 유 부총리는 질의응답 과정에서 “개학이 되는 것과 동시에 대입일정 등을 결정해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런 설명은 개학일에 대입 일정도 발표된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그러나 유 부총리의 설명은 교육부의 실제 방침과 다소 차이가 있다.

교육부는 개학일이 확실히 정해지면 개학일 전에라도 대입 일정을 발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개학일이 4월 6일보다 앞당겨지거나 늦춰질 수 있기 때문에 대입 일정도 유동적이어서 발표하기 어렵다는 것이 교육부 설명이다.

현재 대입 일정과 관련해 정해진 것은 오직 ‘이달 말에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기본계획을 발표할지 다음 주중 발표한다’는 것뿐이다. 수능 기본계획에는 시험일시가 담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는 매해 3월 31일까지 교육부 장관이 수능 기본계획을 공표해야 한다고 규정돼있지만, 교육부는 법률검토를 거쳐 ‘규정의 취지를 고려하면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기본계획이 발표되면 오히려 혼란이 일 것으로 보일 땐 31일 이후에 발표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교육부 관계자는 “31일에 수능 기본계획이 발표될지는 다음 주에 확정될 것”이라면서 “31일에 수능 기본계획을 발표하기로 한다면 이는 4월 6일에 실제 개학한다는 ‘전제’가 성립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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