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사랑요양병원서 74명 무더기 양성 판정 파장
방역당국 "확산세 꺾였지만 긴장의 끈 놓아서는 안돼"

18일 오후 환자와 직원 등 75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대구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구급대원들이 확진자를 이송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지난달 18일 신천지 대구교회를 다녔던 31번째 확진자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신천지 관련 전수조사가 마무리되면서 차츰 진정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집단 감염사례가 발생하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지난 한 달간 확진자는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발생해 전체 확진자 수의 60.3%가 신천지 관련 확진자로 나타났으며 이로 인해 전체 확진 환자의 90%가량이 경북·대구지역에서 발생 됐다. 그러나 18일 오전 대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환자와 직원 등 74명(직원 17명·환자 57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 구로구 콜센터 130여 명, 은혜의강교회 55명 등 집단시설에서의 집단감염사례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18일 기준 국내 발생현황은 확진 환자 8413명에 격리해제 1540명, 격리 중인 환자 6789명, 사망 84명이다. 이 가운데 지역별 확진 환자는 대구가 73.03%, 경북 14%, 다른 지역이 12.97%다.

확진 환자 집단 발생 비율로 보면 신천지 관련이 60.3%, 기타 집단 발생이 20.3%, 산발적 발생이 19.4%로 집계됐다.

특히 사망자 84명의 경우 평균 나이가 74.2세로 확진자 비율이 가장 많은 20대의 경우 사망자가 없었고 35세에서 93세 사이에서 중 70대가 37.3%, 80대가 33.3%로 나타나 고령층의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들의 감염경로를 보면 신천지 관련이 21.3%, 확진자 접촉이 9.3%로 조사됐지만 시설 및 병원에서 감염된 사례가 30.7%를 보이면서 집단 감염에 대한 예방수칙 준수가 요구되고 있다.

16일 신도 40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 판정을 받으며 모두 46명이 확진된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에서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들이 교회 주변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
전문가들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집단 감염을 막지 못하면 제2의 경북·대구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밀폐된 공간과 여러 사람의 반복된 접촉이 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이유라며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천이 중요하다고 당부하고 있다.

감염내과의 한 전문의는 “콜센터나 종교시설, PC방 등의 확진자 집단 발생이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기 전의 신호일까 봐 우려된다”며 “어느 정도의 한계점을 넘으면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감염병 발생 양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제2의 대구·경북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집단감염을 막기 위한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 유입 사례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최근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지역과 미국 그리고 이란 등의 중동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고 최근 검역 과정을 통해 11명의 환자가 확인됐으며 입국 후 지역사회에서 해외입국자 확진 사례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 세계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입국자 전원에게 특별 입국절차를 적용할 방침이다. 19일 0시부터 국내로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발열과 호흡기 증상을 확인하고 국내 체류지와 연락 가능한 연락처를 모두 받고 자가 진단 앱을 설치해 증상 발현 여부를 보고하도록 했다. 또 모든 입국자의 명단을 담당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해 코로나19 최대 잠복기로 알려진 14일간 적극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8일 브리핑을 통해 “입국 후에는 14일간 자택에 머무르고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등 개인 위생수칙을 준수해달라”며 “의료기관과 종교행사 교회 등을 중심으로 유행이 지속하고 있으므로 집단시설과 다중이용시설,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한 예방관리를 강화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위생수칙을 잘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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