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건강했던 대구의 고등학생 정모군(17세)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8일 사망한 정군은 알려진 것과 달리 7번이 아니라 총 13번의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 전날까지 받은 12번의 검사 결과는 모두 음성으로 나왔지만, 사망 당일 받은 소변 검사에서 양성 소견이 나왔다.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정군의 사망 원인에 대해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19일 오전 개최한 진단검사관리위원회에서 코로나19 음성으로 최종 판정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질본)가 서울대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 대학병원에서 교차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든 시험기관의 모든 검체 검사에서 코로나19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정군이 숨진 18일까지 모두 91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 중 대구 61명, 경북 25명 등 대구·경북이 국내 전체 사망자의 87%를 차지했다. 어느 한 분 한 분 사연 없는 죽음이 없겠지만 17세 고등학생의 죽음은 너무나 안타깝다.

앞서 18일 질본과 중대본, 대구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대구시 영남대병원에서 정군의 주요 장기들이 동시에 나빠지는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정군은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청소년이었다.

경산 지역 고등학교 3학년인 정군은 지난 10일 마스크 5부제에 따라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에 갔다. 정군은 비가 내린 이날 오후 5시부터 1시간여 줄을 서서 마스크를 구매했다. 정군은 그날 밤부터 발열 증상을 보였다. 정군은 12일 어머니와 오후 6시께 경산중앙병원을 찾아가 검진을 받았다. 체온이 41.5도였는데도 의사는 “선별진료소가 닫아 검사는 다음 날 해야 한다.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해열제와 항생제를 처방했다.

다음날 정군은 경산중앙병원 내 선별진료소를 찾아 코로나19 검사와 폐X선 촬영을 했고 의사는 “폐에 염증이 있다. 더 센 약을 처방해주겠다. 집에 가라”고 했다고 한다. 집에 가서도 정군의 열이 내리지 않았고 정군은 “숨쉬기가 힘들다”고 호흡곤란을 호소했다.

결국 정군은 영남대병원으로 이송돼 격리병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정군은 아버지가 직장암 3기로 지난해 항암 치료를 마친 상황이어서 코로나19에 감염될까 걱정돼 정군도 밖에 나가지 않았다고 했다. 정군의 아버지는 “경산중앙병원에서 영남대병원으로 이송되기까지 하루 동안 검사 결과에 얽매이지 않고 빠른 처지를 했다면 아들이 세상을 떠났을까 싶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너무나 안타까운 것은 40도가 넘는 고열에도 집으로 돌려보낸 점과 10여 차례의 진단 검사가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음성 판정으로 나온 것이 오히려 정군을 죽음으로 내몰리게 한듯해서 더 안타까운 것이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비가 내리는 날 1시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린 그날 밤부터 발열이 시작됐다. 격리실에서 엄마와의 통화에서 “엄마, 나 아프다”고 한 말이 알려져 세상 사람들을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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