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못 구한 어르신 돕고 싶었죠"

마스크 기부함을 설치한 칠곡군청 이순득 주문관

“약국 앞에서 긴 줄을 서고도 끝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고 돌아서는 어르신들의 무거운 발걸음이 안타까워 마스크 기부함을 생각했습니다.”

칠곡군 한 공직자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작은 나눔이 큰 나눔의 물결로 이어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순득(40) 칠곡군 안전관리과 주무관은 지난 11일부터 군청 로비에 마련된 마스크 기부함을 설치한 결과 일주일만에(18일 기준) 마스크 400여장이 모였다고 19일 밝혔다.

이 주무관은 “마스크 5부제 시행과 관련한 약국점검 중에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어르신의 모습에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웠다”며 마스크 기부함을 설치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이에 같은 사무실 동료인 김세희(36) 주무관과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끝에 마스크 기부함을 생각해낸 것.

지난 11일 마스크 기부함을 설치하고 서랍 속에 아껴 두었던 마스크 2매를 기부함에 넣었다.

행여 마스크가 모이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며 하루에도 수차례 기부함을 서성거렸다.
 

19일 정우성(7)군이 어머님 김여진(41)씨와 마스크를 기부하고 있다.

첫날에는 기부함에 자신이 넣어둔 마스크 2매가 전부였지만 다음날 점심 무렵에는 50매가 모였다.

마스크 기부함을 본 민원인들과 안전관리과를 위주로 한 공직자들의 자발적인 동참이 이어졌기 때문인 것.

특히 마스크 여분이 없던 민원인들은 자택과 회사에서 마스크를 가져와 기부에 동참하고 약국에서 긴 줄을 기다린 끝에 어렵게 마스크 2매를 구매한 공직자들은 1매를 기부함에 넣었다.

이렇게 모인 마스크가 400매에 달했다.

한 공무원이 마련한 마스크 기부함에 각계각층 주민들의 동참이 이뤄졌다. 다양한 주민의 동참으로 모인 만큼 마스크 제조회사와 포장지도 각각 달랐다.

칠곡군은 마스크를 독거 어르신 등 감염 취약 계층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순득 주무관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마스크 기부함을 시작했지만 많은 분들이 동참해 주셨다”며 “동참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박태정 기자
박태정 기자 ahtyn@kyongbuk.com

칠곡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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