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이상 채권시장 안정펀드 금융권 출자 증권안정자금 조성"

코로나19 관련 대구경제인 간담회서 발언하는 홍남기 부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후 대구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대구경제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주식시장의 과도한 불안이 실물경제와 경제 심리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금융권이 공동 출자 하는 증권시장안정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과 제1차 비상경제회의를 가진 후 브리핑을 통해 “주식시장에도 안전판을 만들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증시가 회복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면서 개별종목이 아닌 시장 대표지수상품에 투자해 주식시장 전반의 안정을 도모하는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권이 공동으로 출자하는 채권시장안정펀드도 조성하겠다”며“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 기여했던 채권시장안정펀드의 조성 경험과 운용의 묘를 살려 시장에 온기가 돌아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 회사채와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이 돈을 구하지 못하는 ‘돈맥 경화’가 나타난다”며 “코로나19 피해로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자금조달 시장의 지나친 가격변동은 상대적으로 건강한 중소기업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는 누군가 채권을 사서 돈을 순환시키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채권시장안정펀드 규모와 관련해 “2008년 10조 원 규모보다 클 것”이라며 “내일 은행장들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20일 시중 은행장들과 만나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에 대해 협의하고 오는 24일에는 각 금융권 협회장들과 만나 논의할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들을 지원하는 시장안정 채권담보부 증권(P-CBO)의 신규 발행도 3년간 6조7000억 원 규모로 확대하겠다”며 “산업은행이 주도적으로 회사채를 인수해 기업들의 급한 자금 수요를 지원하는 신속인수제도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차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 “경제 위기 사태 극복을 위해 정부가 지속적으로 대책을 마련하면서 필요한 재원 문제를 같이 검토해야 한다”며“2차 추경은 가타부타 말하기보다 대책 마련 과정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당정청은 전날 코로나19 비상대응 회의를 열고 2차 추경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홍 부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제1차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위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가동한 50조 원 상당의 비상금융조치의 내용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민생 금융안정을 위한 50조 원+α 규모의 범국가적 금융분야 위기대응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이는 9개의 세부 패키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고,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규모도 추가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부 패키지 프로그램은 소상공인 유동성 지원, 중소기업·소상공인 특례 보증, 영세소상공인 전액보증, 원금만기 연장, 이자상환 유예 등으로 구성됐다. 홍 부총리는 “소상공인진흥공단 자금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저금리 대출 수요에 대응해 1.5% 수준의 초저금리 대출 12조 원을 공급하겠다”며“이를 위해 민관이 유기적으로 3층 구조의 촘촘한 지원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은행권과 일부 보험, 카드사, 저축은행 등에서 시행되는 만기 연장을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제2금융권의 대출까지 포함해 전 금융권으로 확대하겠다”며 “코로나19로 직·간접 피해를 본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대출에 대해 만기를 최소 6개월 이상 연장하고, 6개월간 이자 상환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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