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프로펜 성분 위험성 경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의심증세에 파라세타몰(타이레놀 성분, 아세트아미노페의 다른이름)의 약 복용을 권고하자 19일 포항시 북구 죽도동 한 약국에 타이레놀이 몇개 남지 않았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증세를 보일 때 환자들에게 해열진통 소염제인 ‘이부프로펜(ibuprofen)’을 선택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이부프로펜은 우리나라에서 ‘어린이 부르펜시럽’이나 성인용 알약인 ‘부루펜정’으로 팔리는 해열 진통소염제의 성분이다.

DPA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티안 린트마이어 WHO 대변인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17일 “이부프로펜과 코로나 19 사망률의 상관관계를 밝힌 최근 연구는 없지만 전문가들이 현재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며 “그동안에는 자가치료용으로 이부프로펜을 사용하지 말고 ‘파라세타몰(Paracetamol)’을 쓸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 전문가가 이부프로펜을 처방했다면 물론 그때 선택은 당연히 전문가에게 달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라세타몰은 우리나라에서 ‘타이레놀’로 팔리고 있는 해열제의 성분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의 다른 이름이다.

WHO의 이 같은 권고는 신경과 전문의 출신인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복지부 장관이 “이부프로펜, 코르티손(스테로이드) 등 염증을 제거하는 소염제를 복용하는 것은 코로나19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의를 보낸 뒤 나왔다.

베랑 장관은 또 “열이 나면 단순히 열만 떨어뜨리는 아세트아미노펜과 파라세타몰 종류의 약물을 복용하고 이미 소염제를 섭취했다면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은 많이 투약하면 간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투여량 권고를 엄격하게 준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영국의 의학저널 ‘랜싯(The Lancet)’도 최근 기사에서 이부프로펜을 포함한 일부 약품이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앓는 코로나 19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가설을 소개하기도 했다.

영국 국영 BBC방송도 이부프로펜과 아세트아미노펜이 모두 독감과 같은 증세에서 해열 작용을 하지만 이부프로펜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가 천식과 심혈관계 질환을 앓는 코로나 19 감염자에게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영국 보건당국인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이부프로펜과 아세트아미노펜을 둘 다 추천하다가 “이부프로펜이 코로나19를 악화한다는 강력한 증거는 현재 없지만 확실한 정보를 얻기 전까지는 의사가 파라세타몰이 환자에게 부적합하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코로나바이러스 증세를 치료하는 데 파라세타몰을 쓰라”며 최근 권고를 수정하기도 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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