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격전지를 가다 구미시을

김현권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구미을)
4·15 총선에 출전한 경북·대구 지역 여야 후보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유일한 보수 텃밭이 경북지역에서 교두보를 노리는 더불어민주당과 수성에 나서는 미래통합당 간 피 말리는 승부가 시작됐다.

경북 지역은 지난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이 경북 지역 13개 선거구를 싹쓸이할 만큼 한국 보수의 아성이었다.

그러나 더불어 민주당은 김부겸(대구 수성갑)의원이 새누리당이 야심 차게 내놓은 김문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데 이어 홍의락(대구북을)마저 새누리당 양명모 후보를 제치고 당선되면서 TK지역 교두보를 확보했다.

특히 지난 2018년 보수의 아성 중에서도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구미시장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장세용 시장이 당선되면서 지역 정치지도에 큰 획을 그었다.

더불어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4·15총선을 앞두고 경북지역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는 가장 근접지역 찾은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민주당은 일찌감치 김현권(비례대표) 국회의원을 구미시 을 선거구에 전진배치 시켜 표밭다지기에 나섰다.

구미시는 고 박정희 대통령의 고향으로 전통적 보수도시지만 지난 2017년 기준 도시 평균 연령 37세, 30대 이하 인구가 55%에 이르는 진보성향이 아주 강한 도시다.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 등으로 인해 도시의 주축을 이루던 대기업들이 잇따라 빠져나가면서 지역 경제가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자 진보성향이 더욱 강해졌다.

그 결과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시장이 탄생하는 것으로 이어졌으며, 시의회 역시 전체 의석 23석 중 9석이 더불어 민주당이 차지해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치러지는 이번 21대 총선은 민주당이 경북지역에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구미을 선거구에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이 내놓은 김현권 의원은 제19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농어민선거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과 경북선거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았으며, 더불어민주당 대구경북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경북지역에서는 가장 강력한 카드다.

특히 구미을 지역의 중심인 인동·진미지역은 지난 2018년 지방 선거 당시 장세용 시장이 전체 유효투표수 2만2692표 중 1만1088표를 득표해 한국당 후보(6800표)와 무려 4288표 차로 이긴 곳이다.

장세용 시장은 구미시 전체 투표에서 3862표 차로 승리했던 것을 감안하면 인동·진미 지역이 사실상 대세를 가늠했던 곳이었다.

여기에 통합미래당이 현역의원 불출마와 새로운 인물을 찾는 사이 김현권 예비후보는 부지런히 국비확보와 주민소통으로 세력을 키워왔다.

특히 구미시 인근 통합신공항 건립과 더불어 항공산업을 구미시 특화사업으로 육성해 이차전지·방위산업·로봇가전 등과 함께 앞으로 구미형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장기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구미형 일자리 10년 구상을 내세워 지지세력을 결집하고 있다.

민주당은 인동·진미 지역에 이어 젊은 층이 대거 입주한 옥계·양포·4공단 확장단지에 주력해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현역 장석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새로운 후보 공천과 관련한 내홍이 여전히 계속돼 적전분열까지 예상되는 형국이다.

구미을 지역에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장석춘 의원은 물론 김봉교 전 경북도의회 부의장·김연호 변호사·추대동 김태환전 국회의원 보좌관 등이 통합당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었다.
김영식 예비후보(미래통합당·구미을).
그러나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이어 중앙당 공관위가 기존 인물 대신 김영식 전 금오공대 총장을 단수 추천하면서 파열음이 커지기 시작, 무소속 출마설까지 파다해 지고 있다.

실제 김봉교 전 부의장은 23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가뜩이나 민주당 기세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천받지 못한 보수 진영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구미시을 선거구가 민주당의 제1호 교두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통합당으로서는 민주당 출신 시장이 선출된 이후 주력기업이었던 삼성전자의 상당한 사업장이 이전하는 등 지역 경기가 더욱 나빠지면서 선산 지역을 중심으로 보수진영 세력이 확대되고 있는 데 힘을 기대야 할 형편이다.

무엇보다 김영식 예비후보에 대한 반발을 잠재우지 못할 경우 구미시을은 김현권 예비후보를 앞세운 민주당의 집중공략에 무너질 수 있는 형국에 놓였다.하철민기자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