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뼈를 공격했다
몸이 몸을 공격했다
죽음보다 깊은 통증이
저승을 끌어안았다 놓았다
칼끝 닿지 않아도 아프다는 것을
몸이 몸에게 가르쳤다
“누나가 왜 여기 있어”
어금니 사이로 눈물이 흘렀다
몸이 아파서 울고
동생이 안부를 묻는데 아파서
또 울었다
너도 아프고
나도 아프다



<감상> 허리 디스크를 앓아본 사람은 죽음보다 깊은 통증을 느껴봤을 것입니다. 이승(삶)에서 저승(죽음)을 느끼는 순간은 몸에 병이 들어 고통에 휩싸일 때입니다. 이때 몸이 몸에게 전하는 말, 뼈가 뼈에게 전하는 말을 감지합니다. 병문안 온 동생이 던지는 말에 시인은 가장으로서 슬픔을 참느라 어금니를 깨물고 눈물을 참습니다.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울어 나오는 슬픔이기 때문입니다. “중생이 아프면 나도 아프고 중생이 나으면 나도 낫는다.”는 유마경의 말이나, “슬프고 아프다 내 마음 속이 아프고 내 마음이 답답하여 잠잠할 수 없다”는 성경의 말은 모두 몸과 마음의 모습을 담고 있네요.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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