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4·15 격전지를 가다 - 대구 수성구갑

더불어민주당 김부겸·미래통합당 주호영·무소속 이진훈 예비후보.
더불어민주당 김부겸·미래통합당 주호영·무소속 이진훈 예비후보.

오는 26일 부터 시작되는 4·15 총선 후보 등록을 앞둔 대구 정치 ‘1번지’ 수성구갑은 ‘민주당 교두보 수성’과 ‘통합당 실지회복’, ‘무소속 명예회복’이라는 3파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수성갑은 지난 19대 총선 때까지만 하더라도 보수의 상징으로 떠올랐으나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김부겸(4선)의원이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누르고 진보 교두보를 확보한 지역이다.

따라서 이번 21대 총선을 앞둔 민주당으로서는 반드시 김부겸 의원이 수성하는 것이 지상과제이며, 이에 맞선 통합당은 수성을에서만 4선에 성공한 주호영 의원을 단수공천하며 실지회복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통합당 공천에 불복한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미 1년여 전부터 부지런히 수성갑 표밭 다지기를 해왔던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으로서는 통합당의 주호영 의원 단수공천에 당연히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보수진영의 분열로 인해 실지회복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진다는 의미다.

실제 주호영 의원을 단수공천하기 전까지만 해도 김부겸 의원의 행정안전부장관 재직중 지역 공백에 따른 반발심리가 강해져 통합당의 실지회복 가능성까지 점쳐졌었다.

하지만 주호영 의원이 당으로부터 수성갑 단수 공천을 받은 후 분위기는 급변, 지역 주민들까지도 반발하면서 보수 분열 조짐을 보이다 결국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의 무소속 출마 선언으로 이어졌다.

특히 보수분열이 현실화되면서 통합당이 잡았던 승기를 내려놓았을 뿐만 아니라 ‘패색이 짙었던 김부겸 의원에게 심폐소생술을 펼친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아직도 지역 정가를 맴돌 정도다.

관록의 4선 의원 ‘빅 매치’라는 이슈가 공천 논란을 덮었지만 보수층이 주 의원에게만 표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이 전 청장이 당 조직을 등에 업지는 못하지만, 수성구청장을 2차례 역임하면서 쌓아온 인지도와 친분으로 적지 않은 중도·보수표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주 의원의 탄핵책임론을 내세우며 수성갑 출마 의지를 드러낸 친박신당 곽성문 전 17대 국회의원(중·남구)까지 가세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층의 표를 가져갈 경우 보수분열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통합당의 실지회복 목표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떠올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보수층 결집을 위한 물밑 작업은 계속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주 의원 측은 이 전 청장의 불출마를 유도하고 있지만 이 전 청장은 ‘불출마 압박은 사라져야 할 구태정치’라고 비판하며 후보 단일화를 위한 양자 경선을 제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청장은 24일까지 보수 단일화에 대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무소속으로 끝까지 선거전을 치를 것이라는 입장을 단호히 밝혔다.

반면 김부겸 의원은 대구시의회와 수성구의회에 소속된 다수의 민주당 지방의원과 함께 활동하면서 진보·고정 지지층을 단단히 다지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현 통합당)이 수성갑에 전략 공천했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무려 25%에 달하는 표차로 승리했지만, 행정안전부 장관직을 수행하는 동안 관심이 멀어지거나 돌아섰던 유권자들의 마음을 다시 돌려놓는 것이 숙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과 주 의원의 중진 대결구도에서 무소속으로 나선 이 전 청장의 득표율이 민주당과 통합당의 승패를 가르는 열쇠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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