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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단] 반성 673
[아침시단] 반성 673
  • 김영승
  • 승인 2020년 03월 24일 16시 28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3월 25일 수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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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식구를 우연히 밖에서 만나면
서럽다

어머니를 보면, 형을 보면
밍키를 보면
서럽다.

밖에서 보면
버스간에서, 버스 정류장에서

병원에서, 경찰서에서……
연기 피어오르는
동네 쓰레기통 옆에서.

<감상> 한집에서 같이 밥을 먹는다 하여 식구(食口)인데, 왜 밖에서 만나면 서러울까. 그 모습이 너무나 작고 초라하고 보잘 것 없어서 그러한가. 시장 통에서 고사리를 팔고 있는 어머니를 보면 그러했고, 후줄근한 옷 입고 학교에 찾아온 아버지를 보면 그러했고, 잘 먹지 못하여 비쩍 바른 형을 보면 그러했다. 돈이 궁해서 보신탕 감으로 팔려가는 밍키(개 이름)를 보면 더 서럽다. 이제 더 이상 초라한 곳에서 만나지 말자. 더군다나 아파서 병원에서, 사고 쳐서 경찰서에서, 정말 내세울 것 없는 일터에서는.(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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