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국내 발생 65일째…사회적 거리두기 생활화에도 병원 곳곳 무방비 노출 여전

질병관리본부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안내문.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63일을 넘어섰다.

지난 1월 20일 중국에서 국내에 유입되기 시작한 코로나19는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경북·대구지역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이후 확진자 증가폭은 줄어들고 있지만, 전국 곳곳에서 산발적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지역사회 전파가 계속됨에 따라 국내 방역당국의 대책도 공항 등에서 바이러스 유입을 막던 감염 초창기와는 달리 전 국민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전개해 바이러스 확산에 대응하고 있다.

불필요한 외출 자제 등 개인 단위의 거리두기를 비롯해 정부 지침에 따라 개학 연기, 재택근무, 행사·모임 자제 등으로 이어지면서 점차 체계적으로 생활화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한국식 병문안’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어 전 국민적인 관심과 참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오전 포항의 한 병원 내 일반병동에는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문안객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문안객들은 과일과 외부 음식 등을 가져와 휴게실에서 환자와 나눠 먹거나 함께 복도를 걸어 다녔다.

병원 곳곳에는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불필요한 방문 자제를 요구하는 유인물이 게시돼 있었으나 입장을 제한하는 모습은 없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22일 0시 기준 대구 총 누적 확진자 6411명 중 214명이, 경북(누적 1256명)에서는 263명이 요양원을 비롯해 일반·요양병원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확진자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환자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현재 요양병원은 방역당국 지침에 따라 면회가 전면 제한돼 있지만 그 외 시설에서는 뚜렷한 지침이 없다.

이렇듯 산발적인 지역사회 감염이 끊임없는 가운데 병원들은 자구책으로 보호자증을 만들어 환자 1명 당 보호자증을 패용한 1명의 인원만 함께 내원하는 등 내방객 수를 줄여 감염 요인 최소화를 위해 노력 중이나 방문객을 강제적으로 막도록 하는 정부 지침 또는 법적 근거가 없어 방문 자제를 권장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와 관련, 병원 관계자는 “2015년 메르스 때 잠시 병문안 문화가 중단돼 기대가 있었지만 결국 정착되지 않았다”며 “외부 감염 유입이 있을 수 있는 불필요한 병문안·면회 등은 최소화하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부 또한 환자가 아닌 사람들의 병원 출입을 줄이는 게 감염 관리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지난 16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장기전에 대비해 생활 속 방역수칙 준수가 당연시되는 새로운 일상을 준비해야 한다”며 “고위험군의 감염을 막기 위한 세심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의 필요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경제적인 활동이 활발한 성인, 학령기 아동 등은 대부분은 경증감염상태이지만 이들이 기저 질환자나 고령층이 많은 의료기관, 사회복지시설 등 다중이용시설 등을 방문할 경우에는 대규모 집단감염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며 “어르신은 외출을 자제하고, 일반 성인도 불필요한 의료기관의 면회, 집단시설의 방문 등을 최소화하고 영상 등을 활용해 상호 소통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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