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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의 세상이야기] 국민을 무엇으로 보나
[유천의 세상이야기] 국민을 무엇으로 보나
  •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 승인 2020년 03월 26일 16시 15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3월 27일 금요일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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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집권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군소야당에 원내 의석을 늘려준다는 희대의 꼼수로 통과시킨 ‘4+1 개정 선거법’이 4·15총선을 20일가량 앞두고 듣지도 보지도 못한 희한한 정당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위성 정당, 비례 정당, 플랫폼 정당 같은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용어가 생겨나고 가자환경당, 가자평화인권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시민을 위하여당 등 소위 ‘듣보잡당’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사라지곤 한다. 정치가 아니고 장바닥의 야바위꾼들이 펼쳐 놓은 노름판과 다를 바 없다.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이런 잡당 선거는 없었다.

여야 정당들이 4·15총선을 코앞에 두고 국민은 아랑곳없이 비례대표당 만드는데 갖은 꼼수를 내세워 한자리의 의석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되고 있다. 지난 2016년 정부 고위 공직자가 “민중은 개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한 발언이 현실의 한 단면을 보여 주는 것 같다.

정치권이 유권자인 국민에게 “너희는 구경만 하고 잿밥만 먹어라”는 식이다. 투표권을 쥔 국민에게 꼼수 정치에 대한 최소한의 ‘미안’하다는 표정도 없다. 너무나 당당하다. 선거날 판을 벌여 놓을 테니 와서 투표만 하라는 듯이 보인다. 어찌 한치의 부끄럼 없이 꼼수를 공공연히 벌이고 있는가. ‘4+1 개정선거법’에 맞서 미래통합당이 맨 먼저 꼼수로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처음으로 만들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당 대표는 지난 14일 “위성정당이라는 반칙과 편법으로 국회의석을 도둑질 하려 한다”며 “쓰레기당”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우린 이런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 이 대표가 말을 바꾼 데는 열흘도 걸리지 않았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안정된 후반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한 석의 의석이라도 더 확보해야 한다”며 ‘듣보잡당’들이 합쳐 만든 ‘더불어시민당’(비례대표 30명 확정)을 ‘형제’라며 현역의원을 꾸어주는 후안무치함을 보였다.

이 대표가 미래통합당을 손가락질하며 ‘도둑질’이라며 국민을 향해 맹비난한 사실을 국민은 “도둑이 도둑보고 도둑 잡으라”고 외치는 것과 같다고 하고 있다. 여기다 민주당 공천에서 컷오프된 정봉주 전 의원과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주축이 돼 민주당의 ‘2중대’비례정당을 만들었다. 당명을 열린민주당으로 하고 더불어민주당을 ‘형제당’이라고 했다. 민주당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더 이상 참칭 하지 말라”고 열린민주당에 엄포를 놓았다. 민주당에서는 열린민주당의 창당에 마뜩잖은 심정이나 총선 후 국회 과반의석 확보 차원의 적금을 들어 둔듯한 표정들이다.

여야 양당은 투표지의 정당 순번이 현역의원이 많은 순서대로 상위권으로 배정되는 규정 때문에 현역의원을 위성정당으로 꿔주는 희한한 일을 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종걸 의원 등 7명을 더불어시민당으로 옮겼으며 미래통합당도 미래한국당으로 조훈현의원 등 10여 명의 당적을 옮겼다. 자칭 민주당의 2중대 당인 열린민주당은 조국 전 장관을 추종하고 있는 친 조국 인사들과 친 문들이 대거 참여했다.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 마치 조국 수호당으로 경쟁을 하듯 친 조국 인사들로 채워졌다.

더불어시민당은 조국사태 당시 조국지지 작가 성명에 이름을 올린 정도상씨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앉혔으며 당 공동대표에는 검찰의 조국수사를 ‘조국 마녀재판’이라고 비판한 우희종 서울대 교수, 또 다른 공동대표에는 조국 전 장관에게 “우리 국민은 조국 교수와 가족에게 큰 빚을 졌습니다. 자신과 가족의 희생으로 이 땅의 짐승과 매국노들을 커밍아웃 시켜주었습니다” 라는 헌사를 한 최배근 건국대 교수를 앉혔다.

열린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에서 부동산 투기와 관련 불출마를 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조국 자녀의 입시비리를 도운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전 청와대공직기강비서관, 조 전 장관을 조선 시대 조광조에 비유한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등 친문, 친 조 인사로 채워진 비례후보자 19명을 확정했다.

이번 비례대표제에 ‘게도 구럭도 모두 잃은 당’은 정의당이다. ‘조국사태’ 때 정의와 공정을 내팽개쳤다는 비난까지 받으면서도 선거법 개정에 앞장서며 원내교섭단체 희망에 부풀었던 정의당은 여야 양당의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 창당으로 모든 것이 ‘도로아미타불’ 처지가 됐다. 정의당이 만신창이가 되면서까지 통과시킨 새 공직선거법의 효과는 사실상 제로가 됐다. 이 법이 귀태(鬼胎)의 신세가 된 것이다. 정치인들이 국민을 ‘우습게 알고’ 꼼수로 시작한 일은 결국은 서로의 꼼수에 속고 속혀 낭패를 본다는 사필귀정을 알아야 한다. 불빛을 보고 타 죽는 줄도 모르고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불나방과 무엇이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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